우상 꺾고 아카데미 4관왕 오른 봉준호…"아침까지 술 마실 것" 찡한 소감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기생충'에 영예
각본상→작품상까지…"모든 예술가들에 찬사를"
마틴 스코세이지·쿠엔틴 타란티노…축하의 화답
  • 등록 2020-02-10 오후 2:26:28

    수정 2020-02-10 오후 2:43:33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내일 아침까지 술을 먹어야겠네요.”

봉준호 감독(사진=AP)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 영화 감독 최초 감독상과 최고 영예인 최우수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무대 위에서 얼떨떨하고도 감격스러운 마음을 이같이 전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인공은 봉준호 감독이었다.

그는 ‘기생충’을 통해각본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최고의 상인 ‘최우수 작품상’까지 총 4관왕을 차지했다.

그의 이번 수상 기록은 여러 면에서 ‘최초’란 타이틀을 달았다. 아시아 영화 최초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고, 각본상 수상 역시 아시아 영화 중에선 처음이었다. 국제장편영화상 수상 역시 아카데미가 ‘외국어 영화상’이란 명칭을 ‘국제장편영화상’으로 바꾼 뒤 처음으로 받았다. ‘감독상’ 역시 ‘브로크백 마운틴’의 이안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수상한 아시아 감독이 됐다.

각본상으로 첫 수상을 한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를 쓴다는 건 사실 굉장히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대한민국에서 처음 받는 상으로, 언제나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다”며 “나의 대사를 멋지게 옮겨준 ‘기생충’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가장 유력히 수상이 점쳐졌던 국제장편영화상 수상 역시 뜻깊었다고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은 “오스카가 ‘외국어 영화상’을 ‘국제 장편 영화상’으로 명칭을 바꾼 뒤 처음 받는 상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스카가 지지하는 방향에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그는 감독상과 최우수작품상 수상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도 털어놨다. 이날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함께 작품상 수상자로 ‘기생충’이 호명되자 ‘기생충’의 배우, 관계자들을 비롯한 모든 객석의 관중들이 일제히 기립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보냈다. 예상치 못한 겹경사에 봉 감독은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떨군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봉 감독은 이에 대해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뒤 오늘 할 일은 끝났구나 생각했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어렸을 적 영화를 공부할 때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라는 말“이라며 ”그 말은 제 앞에 계신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하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마틴 스코세이지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던 저로서는 그 분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웠기 때문에 정말 상을 받을 줄 몰랐다”고 감격을 표현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영화 ‘아이리쉬 맨’으로 ‘기생충’과 함께 감독상 및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실제 그의 수상소감을 들은 ‘아이리쉬 맨’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흐뭇한 미소와 힘찬 박수로 그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건네 눈길을 끌기도 했다.

‘기생충’과 함께 유력 감독상·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나의 영화를 미국 관객과 사람들이 몰랐을 때도 항상 내 영화를 선호하는 리스트로 꼽고 좋아해줬던 쿠엔틴 형님께 감사하다. 정말 사랑한다”며 “쿠엔틴 알라뷰”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아울러 “같이 후보에 오른 샘 멘데스 등 모두가 멋진 감독이자 내가 좋아하는 감독들”이라며 “이 트로피를 오스카가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5개로 나눠주고 싶다. 고맙다. 내일 아침까지 술을 먹어야 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상식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까지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상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영화 ‘기생충’과 함께 강력한 작품상, 감독상 후보로 언급됐던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은 음향효과상과 촬영상, 시각효과상 을 차지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남우조연상과 미술상 2관왕을 차지했다.

시상식은 TV조선에서 독점 생중계됐다.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동시통역사 겸 방송인 안현모가 독점 생중계의 진행을 맡았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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