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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재택근무, 글로벌 오피스 직격탄…대체투자 '시름'

[해외오피스 미매각]
구글·애플·MS 등 재택근무 내년까지 연장
코로나19에 상반기 오피스 거래 규모 35%↓
"오피스 투자 심리 악화…셀다운 제안도 없어"
물류센터·멀티패밀리 자산으로 투자수요 이동
  • 등록 2020-09-22 오전 12:00:02

    수정 2020-09-22 오전 7:44:57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구글이 내년 7월까지 재택근무를 연장을 결정했습니다. 기관들의 해외 오피스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 1년이 다 되도록 전혀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금융투자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 해외 오피스 빌딩 투자도 다시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아예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

국내 한 공제회에서 해외 부동산을 담당하는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다”며 “오피스는 거래가 안 되고, 물류창고와 멀티패밀리(고급 아파트)에만 투자가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조치와 재택근무, 고용시장 악화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오피스는 처음부터 투자 대상에서 제외됐다.

과거 주요 도시 중심지의 글로벌 기업들이 임차하는 오피스를 중심으로 딜(deal)이 이뤄졌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호가를 낮춘 매물들이 올라와 있지만 그마저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상반기 오피스 거래 규모 35%↓…셀다운 제안 못 해

21일 부글로벌부동산 투자회사인 JLL(존스랑라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오피스 거래규모는 약 1080억달러(125조원)로 전년 동기 약 1645억달러(190조5000억원) 대비 약 3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오피스 시장의 호황이 고용시장 개선에 근거하고 있었기 때문에 향후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오피스 신규 임대 결정을 유보하거나 임대차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주요 도시의 공실률은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기관이 투자한 해외 오피스 물건이 미매각되는 경우는 △한국투자증권이 투자한 미국 브로드웨이195 빌딩 △미래에셋대우(006800)의 마중가타워 △NH투자증권(005940)의 투어에크호 △하나금융투자·대신증권 CBX타워 △삼성증권 크리스탈파크 등이 거론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수 년째 자체 자금과 현지 금융기관 대출을, 운용사들은 펀드 설정을 통해 해외 오피스를 매입해 연기금과 공제회 등에 매각해오는 비즈니스를 해왔다. 하지만 작년 말 셀다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규모로 미매각 물량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셀다운 제안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입지가 우수해도 재택근무 영향으로 오피스 자산 자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투증권과 삼성SRA운용이 인수한 뉴욕브로드웨이 오피스의 경우 입지가 우수해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다 팔렸을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재택근무가 발 빠르게 자리 잡고 있어서 과연 오피스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나오는 상황에서 선뜻 투자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소재 글로벌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애플 등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내년 초까지 연장한 상태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경우 내년 7월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하기로 했다. 20만명에 달하는 정규직과 계약직 직원 모두에게 해당된다.

현지 실사가 어려운 것도 오피스 셀다운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해외 길이 막힌 것은 아니지만 국내와 해외 양쪽에서 자가격리까지를 하면서 들여다볼 만큼 오피스를 매력 있는 자산으로 보고 있지 않은 것이다.

국내 한 공제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해외 오피스를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 하겠다고 찾아온 기관들은 없었다”며 “코로나19 이후에 새롭게 오피스를 사들인 기관은 없고 그 전에 사들인 곳들이 미매각으로 남아 있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실사를 가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가 나오지 않는 이상 심사 단계까지 올라오지 않는다”며 “전반적으로 루즈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기존보다 호가가 5% 가량 낮아진 오피스 매물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이 마저도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한국 기관들의 셀다운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해외 IB로부터 턱 없이 낮은 가격에 매수 제안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물류센터·멀티패밀리만 팔린다

오피스 대안으로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물류센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물류센터 수요가 크게 늘어서다. 국내 기관의 경우 아마존 물류센터를 잇따라 매입하고 있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미국 부동산 개발사인 스캔넬프라퍼티(Scannell Properties)가 내놓은 아마존의 라스트마일(last mile·최종 배송 구간) 물류센터 세 곳의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달에는 하나금융투자와 이지스자산운용이 미국 델라웨어주 아마존 물류센터를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설정해 매입하기로 했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아마존이 장기간 마스터리스하는 물류센터라고 한다면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호텔과 리조트, 오피스에 투자하는 대신 물류센터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멀티패밀리의 경우 코로나19 전에도, 후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자산으로 각광 받고 있다. 멀티패밀리는 한 건물에 여러 가구가 있는 집합건물로 한국으로 따지면 아파트와 비슷한 형태다. 교직원공제회는 국내 운용사인 베스타스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를 통해 미국 북부 버지니아주(州) 알렉산드리아 지역에 있는 고급 임대형 아파트를 인수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여도 사람은 살아야 하기 때문에 멀티패밀리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며 “입지가 좋고 가격이 합리적이라면 리모델링 등을 고려한 가치 상승 등을 고려해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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