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식 멀티 히트에 담긴 두 가지 의미

  • 등록 2014-04-14 오전 11:30:15

    수정 2014-04-14 오전 11:30:15

사진=삼성라이온즈
[대구=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삼성 정형식이 “공격은 공격답게 하겠다”는 자신과 약속을 지켰다. 톱타자 정형식의 부진 탈출. 승리의 기쁨만큼 반갑게 느껴졌던 일이었다.

정형식은 13일 대구 SK전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초부터 안타를 때려내며 팀 5득점의 물꼬를 텄고,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두 번째 멀티히트 기록이기도 했다.

전날 경기서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정형식이다. 타율이 1할3푼8리(29타수 4안타)에 머물렀던 탓이었다. 줄곧 톱타자로 경기에 나서곤 있지만 좀처럼 그라운드에서 결과로 보여주지 못했다. 전날(12일) SK 선발 투수가 좌완 레이예스라는 점도 감안됐다.

벤치에서 쉬었다고 생각까지 멈춘 건 아니었다.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그 속에서 깨달음을 찾아냈다. 가까이 있을 땐 좀처럼 보이지 않던 무언가가 한 발짝 멀리 떨어져 있으니 더 잘 보였다.

그래서일까. 정형식은 벤치에 앉아있다 나온 12일 경기서 7회말 2사 1루서 대타로 나와 안타를 때려내는 등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정형식은 13일 경기를 앞두고 “공격은 공격답게 하겠다”면서 이를 악 물었다. 첫타자로 나서는 부담감에 그간은 신중했다는 의미였다. 신중함이 지나치다보니 초구 좋은 볼이 와도 기다렸다. 볼카운트서 몰리게 되는 순간, 그가 싸움에서 이길 가능성도 줄어든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공격을 공격답게 하겠다”는 말에 담긴 의미였다. “오늘은 소극적이지 않게, 내 스윙, 내 스타일대로 적극적으로 배팅할 것”이라 그는 다짐했다.

정형식은 “톱타자로 나선 (박)한이 형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어떻게든 출루하겠다는 생각에 쉽게 방망이가 나오지 않는다”면서 “참아야할 때가 있고, 참지 말아야할 때가 있는데 오늘은 좋은 공이 온다면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칠 생각이다”고 했다.

그 다짐대로였다. 정형식은 1회말 상대 투수 윤희상을 상대로 초구를 공략했다. 윤희상의 초구 직구는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으로 향했고, 이를 악 물고 있던 정형식이 이를 놓칠리 없었다. 깨끗한 우전안타로 연결됐다. 삼성이 10경기를 치르며 1회 첫 타자가 출루한 경우는 세 번째 있는 일이었다.

정형식이 공격의 물꼬를 터주니 술술 풀렸다. 나바로 타석 때 2루 도루까지 성공, 기동력까지 뽐냈다. 삼성은 이후 나바로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고, 최형우, 박한이, 김상수의 적시타가 쏟아져나오며 5-0까지 앞서갔다.

정형식의 활약 덕분에 류중일 삼성 감독도 흐뭇한 표정을 지어볼일듯 싶었다. 류중일 감독은 “1번 타자로 정형식만한 선수가 없다. 결국 그가 잘해줘야 구상대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궁극적으로 삼성의 1번 카드는 박한이, 나바로, 김상수도 아닌 정형식이었다. 감독은 톱타자를 놓고 고민도 많았다.

이날 정형식의 멀티안타는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다. 삼성의 톱타자 고민 날려줄 수 있었던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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