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역실패에서 초래된 ‘코리아 포비아’ 사태

  • 등록 2020-02-25 오전 5:00:00

    수정 2020-02-25 오전 5:00:00

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코리아 포비아’가 각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인은 물론 한국 방문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나라가 현재 이스라엘, 요르단 등 6개국에 이른다고 한다. 영국, 브루나이, 브라질 등은 입국절차를 강화하거나 자가격리를 요구하는 제한조치를 내렸다. 미국과 대만은 한국에 대한 여행 경계령을 내린 상황이다. 우리 국민들에 대해 아예 문을 닫거나 자국민에게 여행을 자제시킬 만큼 한국이 공포 대상이 돼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부끄러운 일이다. 세계최고 수준의 의료기술과 선진 위생문화를 자랑해 온 우리가 방역실패 탓에 졸지에 위험국가로 분류돼 경계 대상이 된 것이니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미국 CNN방송이 “한국은 중국 본토를 제외하고 코로나19 실태가 최악인 나라 중 하나”라고 보도했을 정도라면 한국을 바라보는 외부 눈길이 어떠한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처음부터 중국인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료 전문가들의 거듭된 요청과 국민청원을 외면한 정부의 고집불통이 원인이 됐음은 물론이다.

정부가 이러한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배경에 대(對)중국 외교를 의식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 대가와 후유증은 결코 작지 않다. 국민들이 겪는 피해와 고통은 물론 국가 이미지 추락과 함께 의료기술, 방역체계, 위기대응 전반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운 K팝의 인기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등으로 높아진 ‘문화 강국’의 위상도 빛이 바래게 생겼다. 중국 눈치를 살피다 미온적인 대처로 안긴 상처다.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은 위험지역에 금족령을 내린 지 오래고, 봉쇄된 도시도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도 한국은 여전히 중국인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당장 중국 유학생 7만여명 중 1만 9000여명이 이번 주부터 내달까지 차례로 입국하게 된다. 대학별로 격리조치를 취한다지만 자칫 구멍이 뚫린다면 그 피해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사태가 장기화될 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외국에서 더욱 천덕꾸러기로 배척당하게 될 것이다. 정부가 더이상 국민의 안전과 체면을 구겨버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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