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조연상 쾌거→작품·주연상 불발…골든글로브, 여전히 하얬다 [종합]

전문가들 "여전히 보수적, 남우조연상 수상은 희망"
"주요 수상 부문 영어권이 휩쓴 점은 아쉬워"
HFPA, 쇄신안 발표…인종차별 논란 종식은 글쎄
  • 등록 2022-01-10 오후 2:09:10

    수정 2022-01-10 오후 2:09:50

(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유력 수상 후보로 꼽히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각본/연출 황동혁)이 TV 드라마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수상에 아쉽게 실패했다. 대신 TV 드라마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오징어 게임’의 배우 오영수(오일남 역)가 유일하게 한국인 배우 최초 수상에 성공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한때 아카데미상(오스카)과 함께 미국에서 최고 권위를 지닌 현지 영화-TV 시상식으로 추앙받았지만, 지난해부터 불거진 인종차별 및 비리 논란으로 인해 전례 없는 불매운동을 겪고 있다. 수상 후보에 오른 배우 및 감독과 주요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들이 출품 및 수상을 거부한 것은 물론, 시상식 생중계를 맡아주던 NBC 방송사까지 보이콧을 선언해 역대 가장 초라한 시상식을 맞이했다. 주최 측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논란을 의식한 듯 시상식 당일 인종차별 개선을 포함한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올해 시상식도 주요 트로피를 백인들이 휩쓴 만큼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각본/연출 황동혁)은 9일(현지시간) 미국 LA 비버리힐스 비버리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오영수)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가 한국 콘텐츠로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 샌드라 오가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로 여우조연상과 ‘킬링이브’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아콰피나가 영화 ‘더 페어웰’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한국인 배우가 수상한 적은 없다.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던 윤여정도 골든글로브에선 수상 후보에 지명되지 못했다.

극 중 1번 참가자 오일남 역으로 활약한 오영수는 애플TV+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과 마크 듀플라스, HBO/HBO맥스 ‘석세션’의 키에라 컬킨, 애플TV+ ‘테드 래소’의 베릇 골드스타인과 경합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다만 오영수를 비롯한 ‘오징어 게임’ 팀은 이날 시상식에 불참했다.

또 다른 후보로 지명된 TV 드라마 작품상(Best Drama Series) 및 남우주연상(Best Actor in Drama Series)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다. HBO 작품 ‘석세션’이 ‘오징어 게임’을 제치고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제레미 스트롱) 트로피를 대신 차지했다.

(사진=골든글로브)
업계에선 오랜 기간 비영어권 작품을 배척해 온 골든글로브에 ‘오징어 게임’이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고무적인 일이나, 주연상과 작품상 등 주요 수상에 실패함으로써 여전한 ‘인종의 벽’을 실감한 결과였다고 아쉬움을 드러낸다.

정덕현 평론가는 “주최 측의 여전한 보수성을 실감한 결과”라면서도 “그럼에도 ‘오징어 게임’에 남우조연상을 줬다는 건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련의 논란들을 의식해 변하려고 시도 중이란 방증”이라고 짚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의 남우조연상 수상만으로 골든글로브가 인종차별 논란을 종식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올해도 예년과 같이 작품상, 주연상 등 핵심 수상 부문 대부분을 영어권 작품이 휩쓸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 평론가는 똑같이 인종차별 논란에 시달렸던 아카데미상이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작품상 수상을 시작으로 ‘미나리’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았듯, 골든글로브도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덧붙였다.

앞서 골든글로브는 지난해 2월부터 불거진 주최 측의 인종차별 및 비리 논란으로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 협회 회원 중 흑인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과 함께 부정 임금을 지급해왔다는 비리 등이 폭로돼 할리우드 톱스타 및 감독들의 불매 운동을 촉발한 것이다. 지난해 윤여정이 출연한 ‘미나리’가 미국 제작사가 만든 현지 영화임에도, 한국어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이유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점도 기름을 끼얹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OTT들이 작품 출품을 거부했으며, 오랜기간 시상식 방송을 담당한 NBC도 생중계 중단을 선언했다.

이 여파로 올해 시상식은 무관중에 레드카펫 행사, 온라인 생중계 없이 진행됐다. 다만 HFPA는 공식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실시간 수상 결과를 발표했다.

한편 HFPA는 이날 인종차별 개선방안을 포함한 조직 쇄신안을 발표했다. 여성이 3분의 2, 유색인종이 3분의 1의 비중을 차지하게 새 이사회를 구성했다. 여기에 외부 전문가 3명을 포함해, 설립 이래 최초 다양성 부문 대표 및 새로운 외부 CEO를 영입하기로 했다.

21명의 새로운 회원들을 충원한다. HFPA 측은 “다양한 장르, 인종의 저널리스트 비중이 지배적이며, 이들에게 골든 글로브 시상 투표권도 즉시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국제 흑인 저널리스트 연맹, 아시안-아메리칸 저널리스트 연맹, 히스패닉 저널리스트 연맹 등 보다 다양한 단체에 소속된 인원들을 포함시켰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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