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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던지겠다는 포크볼은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에이스 스기우치의 '무회전 체인지업'과 유사한 공이다. 일반적인 포크볼은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우지만 '무회전 체인지업'은 중지를 띄운 뒤 검지와 약지로 공을 잡는다.
윤석민은 이 공을 '마구'라고 표현했다. 새롭게 장착한 무기의 위력이 어느정도이기에 마구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무회전 체인지업은 문자 그대로 공에 회전을 거의 주지 않는 공이다. 너클볼이 위력적인 것과 같은 이치다. 이 공은 타자 앞에서 크게 흔들려 보이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모 구단 전력분석원은 "포크볼을 잘 던지는 투수들의 경우 공이 타자 앞에서 흔들리는 느낌을 준다. 직구처럼 오다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것도 치기 힘들지만 공이 똑바로 날아오다 마지막에 흔들리기 때문에 더 어렵다. 윤석민의 새 공은 그래서 더 위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민이 이 공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경우 타자 상대가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미 정상급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 선수는 "윤석민의 체인지업은 정말 치기 어렵다. 직구와 똑같은 팔 스윙과 투구폼으로 던지는데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진다. 공의 회전까지 직구와 똑같기 때문에 위력적"이라며 "여기에 타자 눈 앞에서 변화가 심한 공이 추가된다면 더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론의 제기하는 선수도 있었다. 흔들림에 따라 선택할 여유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떨어질 것이 예상되는 공인 만큼 볼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 때문에 진동이 심하다 싶으면 스윙을 멈추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숙제는 명확해졌다. 윤석민이 새 공을 진정한 마구로 만들기 위해선 우선 직구와 같은 투구폼으로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떨어지기만 해서는 아예 타자의 방망이를 이끌어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석민이 선보일 마구가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윤석민은 "경기 중 꼭 필요한 순간에 한,두번씩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순간이 언제일지, 또 그 결과는 어떻게 나올 것인지 매우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