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빈의 야큐? 야구!] 일본 야구, 왜 기본에 강할까

  • 등록 2014-08-28 오전 9:46:49

    수정 2014-08-28 오전 9:46:49

[서용빈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 코치] 기본은 모두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결과를 얻기 위해선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기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이런 생각이 오히려 기본을 소홀히 하는 이유가 된다. 물론 기본은 늘 재미가 없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티가 나면 좋으련만 많은 땀과 노력을 요구할 뿐 빠른 결과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야구가 그렇다. 기본을 위해 뛰는 사람도 지겹지만 시키는 사람도 고역이다. 어쩌면 선수와 코치 모두 기본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게 마땅치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본 없는 발전은 한계가 있다. 결국 누가 끈기를 가지고 착실하게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일본 야구는 ‘기본기가 잘 돼 있는 야구’라는 이미지가 있다. 물론 맞는 얘기다. 하지만 한국 야구보다 대단히 훌륭하다는 하기 어렵다. 과거엔 리그 수준 자체가 훨씬 높았지만 최근 한국 야구도 그에 못지않게 성장했다. 그들이 하는 정도는 우리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항상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일본과 한국의 차이는 수준이 아닌 시각에 있다. 한국은 진기명기에 나올 만한 플레이를 하면 박수를 받는다. 일본은 다르다. 당연히 아웃이 돼야 할 플레이를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해냈을 때 인정받는다. 멋진 플레이는 보너스지만 반드시 잡아야 하는 아웃 카운트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충분히 해낼 수 있는 플레이에서 실수가 나왔을 때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기본에 대한 반복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그렇게 일본 야구는 기본을 인식시키고 또 실행에 옮긴다.

호시노 라쿠텐 감독이 주니치를 맡았던 시절 선수로 뛰었던 한 선수(현재 코치 동료다)는 낮 경기에서 번트에 실패한 뒤 “내일 아침까지 번트 훈련만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실제 아침까지는 아니었지만 새벽 3시까지 훈련을 하고서야 집에 갈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번트 실패는 나왔다. 그러나 훈련 이후 평소보다 더 집중하게 되고 상황에 따른 변화까지 생각하며 임할 수 있게 됐단다.

야구뿐만이 아니다. 세상 모든 분야는 늘 기본을 강조한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기본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건 그만큼 주목받기 어렵다. 그럼에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직접 보고 느낀 일본 야구의 첫 번째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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