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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드라마 ‘학교’ 시리즈, 오디션 프로그램 ‘수퍼스타K’와 ‘K팝스타’ 등.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유독 걸출한 차세대 스타를 많이 배출했다는 점이다. 그 중 1999년 2월 처음 방송된 ‘학교’ 시리즈는 그야말로 청춘스타 사관학교다. 배우 장혁, 최강희, 김래원, 하지원, 조인성을 비롯해 최근 김우빈, 이종석 등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으며 명맥을 잇고 있다.
공연계에도 이처럼 스타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이른바 ‘○○○ 사단’이 있다. ‘스타배우 양성소’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이곳을 거쳐 간 배우들은 무대 위 스타반열에 오르거나 영화나 드라마 등 무대 밖 활동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세간에는 ‘여기에 뽑히면 무조건 뜬다’는 공식이 생겨날 정도다.
◇드라마 영화서 러브콜…극단 차이무·골목길
극단 골목길의 대표배우는 박해일. 2003년 창단한 골목길은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박근형 대표를 중심으로 ‘대대손손’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등의 화제작을 만들어냈다. 그간 골목길을 거쳐간 윤제문, 엄효섭, 김영민 같은 배우는 연극계는 물론이고 영화와 방송에서 각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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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극 뮤지컬 ‘쓰릴미’도 스타 산실로 꼽힌다. 탄탄한 스토리에 걸맞은 단단한 연기력에 대한 요구가 스타배우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2007년 국내 초연된 ‘쓰릴미’는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트렸던 어린이 유괴 살인사건이 소재. 명문 로스쿨 입학을 앞둔 명석한 두뇌의 ‘나’와 ‘그’는 12세 소년을 살해한 죄로 감옥에 갇히는데 죄를 저지른 과정과 잡힌 이유가 두 사람의 대화만으로 밀도 있게 그려진다. 현재 뮤지컬시장을 이끌고 있는 류정한, 김무열부터 지창욱, 강하늘, 강필석, 김재범 등의 신예스타를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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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헤드윅’도 마찬가지. 2005년 초연 즈음 끼 많고 탄탄한 연기력의 배우를 키워낸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이후 뮤지컬배우의 티켓파워가 본격화한 기점이 됐다. ‘헤드윅’ 초연에 출연해 초고속 성장한 조승우는 ‘조드윅’으로 불리며 매진 신화를 만들었고 이후 오만석, 엄기준, 조정석, 김다현, 송용진이 스타덤에 올랐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스타 산실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극단·작품·연출 등을 통해 탄탄히 기본기를 다지고 스타성을 검증받는 등 혹독한 수련과정을 거친다”며 “배우 황정민, 송강호, 박해일 등이 저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무대에서 갈고 닦아 오늘에 이르렀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