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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조 이라크 재건시장 열렸는데…뒷짐 진 韓정부

이라크, 10년간 1000억달러 투자계획 발표
2021년까지 연평균 7% 성장 전망
미·중 차관 지원하며 수주 따는데 업계 "우리도 정부차원 지원해야"
  • 등록 2018-04-03 오전 6:00:00

    수정 2018-04-03 오전 10:20:15

△한화건설이 짓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전경. [사진=한화건설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20조원 규모의 이라크 해외 건설시장이 열리고 있지만 한국 정부와 건설사들은 손을 놓고 있다. 오랜 전쟁과 경제 제재로 이라크 정부의 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을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산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이 소극적 행보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2014년 발발한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의 오랜 전쟁을 치뤘으나 지난해 12월 드디어 종전을 선언했다. 현재 이라크 정부는 전쟁으로 파괴된 도로·전력시설·상하수도·쓰레기처리장·교육시설·의료보건시설·주거단지·산업단지 등 사회 인프라를 복구하기 위해 2018년부터 10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이라크 정부의 재정 수입 확대를 위해 석유산업 관련 프로젝트도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시장분석 전문업체인 BMI리서치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이라크 인프라 프로젝트 시장 성장률은 연평균 7.1%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유가가 점차 반등하면서 이같은 인프라 투자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 건설사는 이라크 전쟁 당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바그다드 주에서 약 10㎞ 떨어진 비스마야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설계부터 조달, 시공까지 모두 한화건설이 모두 주도하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GS건설·SK건설도 이라크 카르발라 지역에 정유공장을 짓는 사업을 따내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라크 정부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나 카르발라 지역 정유공장 사업은 모두 이라크 재정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재원이 제때 조달되지 못하면서 사업에 종종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한화건설은 최광호 사장이 직접 이라크 총리를 만나 재원 확보에 나서며 사업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이라크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공적 수출신용기관(ECA)인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라크는 정부 신용등급이 낮고 재원도 제한적이라 대규모의 신규 사업을 투자사업으로 유치하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인프라 프로젝트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이라크 재건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월드뱅크 등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은 이라크 재건 프로젝트를 위한 차관을 약속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수출입은행은 이라크 재부무와 30억달러 규모의 여신협정을 체결했고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을 통해 이라크에서 2억 5000달러 상당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OPIC는 프로젝트 규모를 향후 5억달러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은 2015년 12월 이라크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고 에너지·전력·통신·인프라 등 이라크의 주요 경제 재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투자융자 협력도 전개하기로 했다. 그 결과 중국 역시 올 들어 18억달러 규모의 사마와 정유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이외 터키 50억달러, 사우디 15억달러, 쿠웨이트 20억달러, 카타르 10억달러, 아랍에미리트(UAE)는 민간 부문 55억달러 투자와 5억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반면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은 이라크의 국가신용등급이 7등급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최하위여서 적극적인 신용 공여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해외건설 관계자는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독자적인 지원이 어려울 경우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이라크 건설시장에 진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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