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탐방에 영화관 전세…코로나19 청개구리족이 사는 법

코로나19 창궐에 외출 삼가는 틈 타 여유롭게 소비
맛집도 손님 줄어들어 대기줄 없이 입장
영화관람객은 3분의1로 급감…비 인기 시간엔 전세 낸 기분
재택근무·유급휴가에 강원·제주 한달살기 나서기도
  • 등록 2020-03-06 오전 6:00:00

    수정 2020-03-06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직장인 이주영(가명·32)씨는 최근 주말이면 평소 가고 싶었던 맛집 탐방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이라면 평일에도 대기 줄이 길어 번번이 포기하던 곳들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주말에도 맛집 앞이 한산할 정도로 사람이 줄어 기다림 없이 들어가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난 4일 서울 관악구 한 일식당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일식당은 평일 점심시간대에도 1시간 가까이 대기열이 늘어서는 경우가 일반적이다.(사진=함지현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화두인 가운데, 거리에 사람들이 줄어든 틈을 타 오히려 외부 활동을 즐기는 ‘청개구리족’이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3주 전부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자 재택근무에 들어간 기업도 상당하다. 출근을 하더라도 회식을 자제하거나 아예 금지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이에 더해 주말엔 아예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거나, 온라인을 통해 구입한 가정간편식(HMR)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소문난 맛집들도 예외는 아니다. 유명세를 타고 평소 줄 서서 먹던 맛집들도 소비 심리가 위축되자 손님이 급감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전월 대비 7.3포인트(p) 급감했다. CCSI는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오름세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말부터 확진자가 급증한 점을 고려하면 3월 CCSI는 더 떨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서울 용산구의 한 유명 고깃집은 저녁 시간대인 오후 6시께에도 평소와 달리 대기열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음식점 안에도 고기를 먹고 있는 손님은 서너 테이블 정도였다.

이 고깃집을 찾은 강승연(가명·34)씨는 “평소 자주 오는 고깃집인데, 보통 30분에서 1시간은 기다려야했다”며 “오늘은 주말 저녁인데도, 사람도 별로 없어 여유롭게 먹고 있다”고 말했다.

청개구리족은 영화 관람객이 줄어든 틈을 타 여유롭게 영화를 관람하기도 한다. 평소 영화관람객이 많은 평일 저녁시간대나 주말 낮시간대에도 영화관이 한산할 정도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총 관객수는 494만2063명으로 전월 대비 57.3% 급감했다. 객석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비인기 시간대를 골라 아예 상영관을 전세낸 듯한 기분으로 즐기는 관람객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나서거나 아예 휴가를 권장하는 곳도 나오면서 도심을 떠나 강원도나 제주도 한 달살기에 나서는 이들도 있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개장한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에 장기 투숙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공기 좋은 곳에 머무르려는 투숙객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청개구리족은 주변의 눈총을 받기도 한다. 마스크 쓰기가 일상이 된 가운데 답답하다는 이유로 마스크 착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만난 한 직장인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유를 묻자 “사무실 안에선 쓰고 있는데, 외부에선 감염 위험이 낮다고 들어서 벗었다”며 “거의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다 보니 답답하기도 하고, 마스크 구하기도 힘든데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면 마스크 안에 습기도 많이 차서 오래 못 쓸 것 같아 밖에선 오히려 잘 안 쓰게 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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