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MADE IN KOREA는 달라”…글로벌 자본 몰리는 IT플랫폼

글로벌 자본시장 '제2의 쿠팡 찾자' 움직임
'아자르' 하이퍼커넥트, 6년 만에 2조 빅딜
카카오 계열사에 꾸준한 지분 투자 찜 활발
전세계 최고 인프라·양쪽간 니즈 충족 원인
  • 등록 2021-02-25 오전 2:30:00

    수정 2021-02-25 오전 2:3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때로는 제약이 축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2019년 미국의 씽크탱크인 ‘밀켄 연구소’(Milken Institute)가 주체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자사의 새벽 배송 서비스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미국 UPS와 같은 배송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제약이 새벽 배송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증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쿠팡의 예상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은 최대 55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019년 미국의 씽크탱크인 ‘밀켄 연구소’(Milken Institute)가 주체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AFP)
국내 IT 플랫폼에 푹 빠진 글로벌 머니

글로벌 자본시장이 ‘제2의 쿠팡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 빅마켓으로 꼽긴 어렵지만 기술력만큼은 최고수준인 국내 IT플랫폼에 거금을 베팅하며 성장 잠재력에 투자하고 있다. 제조업과 반도체로 인정 받던 ‘메이드 인 코리아’ 흐름이 최근 들어 국내 IT플랫폼에 옮겨붙는 모습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IT업계에 외국계 자본 유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 영상 채팅앱 아자르를 서비스하는 하이퍼커넥트가 미국 데이트앱 틴더를 보유한 매치그룹에 17억2500만달러(약 2조원)에 매각된 것이 대표적이다. 2014년 설립한 스타트업이 불과 6년여 만에 2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국내 자본 시장에서는 하이퍼커넥트 빅딜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영상 채팅업계의 팽창이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2조원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PEF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었다면 가치를 더 인정받았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고 답했다.

국내 IT시장에서 무시 못할 인프라를 구축한 카카오(035720) 계열사에 꾸준히 몰리는 해외자금도 주목할 요소다. 카카오의 택시 서비스인 ‘카카오T’로 유명한 카카오 모빌리티는 이달 18일 미국계 PEF인 칼라일로부터 2억 달러(2199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칼라일이 책정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는 3조42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미국계 PEF인 TPG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은 카카오 모빌리티는 누적 72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자본을 사업자금으로 확보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기업은 ‘거금유치’, 자본시장은 ‘합리적 투자’

이튿날인 19일에는 국내 증시 상장에 나선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티몬이 3050억원 규모 상장전 지분투자(프리 IPO)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0년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티몬은 창립 이듬해인 2011년(리빙소셜)과 2014년(그루폰) 2차례 주인이 바뀌었다가 현재 글로벌 PEF인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있다. 티몬이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첫 이커머스 기업에 오를 경우 이들 최대주주에게도 적잖은 수익이 돌아갈 전망이다.

글로벌 자본시장이 국내 IT플랫폼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IT플랫폼 개발에 특화된 국내 환경과 해외 자금유치에 호의적인 분위기를 꼽는다.

국내 시장은 미국·중국·인도와 달리 전 인구가 고르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 보급이나 속도면에서도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이러한 시장 배경을 바탕으로 IT플랫폼에 대한 평가나 피드백이 빨라 서비스 개선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

업체와 투자자 간 ‘니즈’(필요한 부분)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름값 있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참여로 대내외 이름을 알리는 한편 자금 걱정을 빨리 털어낼 수 있다. 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유망 IT플랫폼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 양쪽 모두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계약에 앞서 원금 보장을 추구하는 글로벌 자금의 특성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글로벌 PEF 관계자는 “국내 기업입장에서는 글로벌 투자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어 협상이 수월하게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같은 금액을 금융 상품에 투자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을 할인해 달라거나 예상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옵션을 넣는 경우도 있는 부분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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