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View]법인세 내렸는데 성장 후퇴한 이유

  • 등록 2023-07-28 오전 6:15:00

    수정 2023-07-28 오전 6:15:00

[라정주 (재)파이터치연구원장]2008년 기준 영국은 법인세율을 전년 대비 약 6.7% 낮췄으나 경제 성장률은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약 0.2% 감소했다. 그러나 2018년 기준 미국은 법인세율을 약 40% 내렸는데 경제 성장률은 약 2.9% 증가했다. 법인세율 감면에 따른 경제 성장률이 왜 이렇게 다르게 나타날까. 그 답은 노조협상력에서 찾을 수 있다.

각국의 노조협상력 수준은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행하는 ‘글로벌경쟁력보고서’에 수록된 노사관계지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노사관계지수는 노사관계가 대립적인지 아니면 협력적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값이 낮을수록 대립적이고, 높을수록 협력적임을 의미한다. 노조협상력이 클수록 임금 인상, 복지 확대 등 노조의 요구가 커져 노사관계는 대립적으로 변한다. 따라서 노조협상력과 노사관계지수는 반비례한다.

2008년 기준 영국의 노사관계지수는 전년 대비 약 3.2% 감소했다. 즉, 영국의 노조협상력은 강화됐다. 반면, 2018년 기준 미국의 노사관계지수는 약 5.4% 증가했다. 영국과 반대로 노조협상력은 약화된 셈이다. 그런데 노조협상력이 강화된 영국에서는 법인세율이 줄어도 경제 성장률이 감소했지만, 노조협상력이 약화된 미국에서는 법인세율이 하락해 경제 성장률이 증가했다. 결국 법인세와 경제 성장 간의 관계는 노조협상력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엿볼 수 있다.

이를 일반화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국가의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자료를 활용해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면, 노사관계가 악화될 때 법인세율을 감면하면, 오히려 경제가 퇴보하지만 노사관계가 좋아질 때 법인세율을 감면하면, 경제가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터치연구원의 최근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노조협상력에 관계없이 법인세율만 낮추는 건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노사관계지수가 10% 정도 높아지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법인세율을 10% 낮출 경우 2년간 총실질생산은 25.9조원(대기업), 27.5조원(중소기업), 일자리는 84.9만개(대기업), 90.5만개(중소기업) 씩 각각 증가했다.

이는 노사관계지수가 좋은 상황에서 법인세율을 낮추면 적정 임금 이상의 임금프리미엄이 줄어들어 기업으로선 전체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협상력은 쟁의행위를 통해 강화된다. 따라서 노사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선 쟁의행위 관련 두 가지 사항이 해결돼야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사업장 내 쟁의행위가 부분적으로 허용되는데 노조는 이를 통해 사측에 상당한 피해를 입힐 수 있어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은 원칙적으로 사업장 내 쟁의행위를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주요 선진국처럼 사업장 내 쟁의행위를 전면 금지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또 우리나라에선 쟁의행위 기간 중 대체근로를 허용하지 않는데 노조는 이를 통해 사측에 상당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처럼 쟁의행위 기간 중엔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난 이제 소녀가 아니에요'
  • 아슬아슬 의상
  • 깜짝 놀란 눈
  • "내가 몸짱"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