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호의 과학 라운지](29)완벽한 이론을 완성한 한낮의 우주쇼 '개기일식'

'태양-달-지구' 일직선 상에 놓여 태양이 달에 전부 가려지는 '개기일식'
1919년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이론 증명 쾌거 거두기도
우리나라선 1887년 마지막 관측…다음 개기일식은 2035년 예상
  • 등록 2019-03-03 오전 9:49:02

    수정 2019-03-03 오전 9:49:02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편집자주]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상 과학 교육 프로그램인 ‘다들배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과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지난 2017년 8월 21일(현지 시각) 미국 오리건주에서 촬영한 개기일식 모습. 사진=독자 제공.
천문학계에 2019년은 여러모로 유의미한 해다. 국제천문연맹(IAU)이 설립 100주년이 되기 때문이다. 또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이기도 하고 개기일식을 통해 일반상대성이론이 증명된 100주년이 되기도 하는 해다.

흔히 3대 우주쇼라고 하면 오로라, 개기일식, 대유성우를 가리킨다.

이 중 오로라 및 대유성우와는 달리 개기일식은 태양이 떠 있는 한낮에 일어난다는 점에서 더욱 신비로움을 더한다.

일식은 달이 태양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가리는 천문현상이다. 태양이 달에 전부 가려지면 개기일식(皆旣日蝕·total solar eclipse), 일부만 가려지면 부분일식, 가장자리까지 완벽히 가려지지 못해 금빛으로 빛나는 반지 모양이 되면 금환일식이라고 한다.

지구에서 볼 때 태양과 달의 겉보기 크기는 비슷하다. 태양이 달보다 400배 크지만 달에 비해 400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궤도면(황도)과 달이 지구 주위를 도는 궤도면(백도)의 기울기 차이가 5도 정도로 크지 않기 때문에 달이 지구를 공전하며 태양의 앞쪽으로 지나 태양을 가리는 때가 생기는데 이때를 일식이라고 한다. 달의 본그림자 즉 본영(本影) 지역에 있는 관측자는 달의 크기가 태양의 크기보다 크거나 같아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달그림자가 원뿔 모양으로 늘어나 지구 표면에 도달한 꼭지점이 본영이기 때문에 개기일식은 육지에서 좀체 보기 어렵다. 반면 월식이란 지구가 달과 태양 사이에 위치해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그림 상 원뿔의 꼭지점 부분인 본영(本影) 지역에서만 개기일식을 볼 수 있다. 그래픽=강신철 과학커뮤니케이터.
일식이 월식보다 자주 생기지만 일식은 지구상의 극히 한정된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반면 월식은 지구의 밤인 곳 어디에서나 볼 수 있기 때문에 월식이 더 자주 관측된다. 특히 부분일식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매년 관찰할 기회가 생기는 반면 개기일식은 작정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생에 한 번 볼까 말까한 경험이고 대낮에 하늘이 깜깜해지고 별이 보이는 비현실적 경험이라는 점에서 그 특별함이 최상급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개기일식이 나타난 것은 조선시대인 1887년 8월 19일이었을 정도다. 지난 2017년 8월 21일(현지 시각) 미국은 99년 만에 대륙을 관통하는 개기일식이 나타나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들썩였다. 미국 대륙에서 90분간 펼쳐지는 개기일식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그레이트 아메리칸 이클립스(Great American Eclipse)’라는 이름을 붙였을 정도다. 특정 지역에서 개기일식이 다시 일어날 확률은 평균 370년에 1회 정도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느 국가 어느 지역에 개기일식이 예정돼 있다면 해당 지역행 비행기 표는 일찌감치 동이 나기 일쑤다.

과학사적으로 봤을 때 역대 개기일식 중 백미는 앞서 말했듯 백 년 전인 1919년 일어난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시킨 개기일식이다.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아서 에딩턴은 1919년 5월 29일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개기일식을 관측해 태양 주변 빛이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대로 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에딩턴에게 개기일식은 태양과 별을 함께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그는 결국 아인슈타인이 1915년 발표한 일반상대성 이론을 관측으로 증명했다. 시공간이 중력에 의해 휘어질 수 있다는 일반상대성이론을, 태양이 달에 가려지는 개기일식 때, 태양 중력에 의해 실제로 별빛이 굴절하는 값을 계산해 증명해 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예상되는 다음 개기일식은 오는 2035년 9월 2일이다. 다만 원산, 평양 등 북한 지역에서 관측 가능하고 북한 지역을 제외하면 강원도 최북단인 고성군 거진읍 이북 지역에서만 잠깐 볼 수 있다.

도움말=강신철 과학커뮤니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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