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공포는 이제 절반도 오지 않았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코스피 2070선까지 내려 갈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에 지수 전반의 상향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대를 접고 모멘텀이 확실한 개별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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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9월 26~30일) 코스피는 전 주보다 134.51포인트(5.87%) 내리며 2155.49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미국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91%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약 2배가량 급락했다.
지난주 초반에는 애플의 수요 부진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천하의 애플조차 600만대 분량의 아이폰14 증산 계획을 철회할 정도로 경기 침체가 심화했다는 판단에 뉴욕증시는 물론 아시아 증시 전반이 하락했다. 경기둔화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하자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 급등세는 더욱 불이 붙었다.
여기에 영국의 정책이 시장의 불안감으로 이어졌다. 영국이 잠재적인 리스크 국가로 지목되는 가운데에도 리즈 트러스 총리가 대규모 감세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히며 금융불안이 커졌다. 덩달아 안전자산 선호현상도 확대했다.
대외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이 가중하자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4549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도 56억원 팔아치웠다. 기관만 4571억원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의 심리에 더욱 크게 좌우되는 코스닥은 일주일간 7.78% 하락하며 672.65까지 무너졌다.
게다가 이번주부터 4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3분기 기업들의 실적발표 일정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코스피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지수의 레벨이 예년과 비교해도 낮지만 달러 강세와 글로벌 투자 부진으로 4분기 ‘어닝 쇼크’에 대한 공포 확대 역시 진행될 전망이다.
지표 호조 예상되지만…달러강세는 여전할듯
주목해야 할 가장 큰 지표는 미국 9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고용보고서다. 이 지표에 따라 경기와 통화정책에 대한 투자심리가 바뀔 수 있다. ISM제조업지수는 8월 대비 소폭 하락한 52.5로 예상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신규주문과 수출입 지수의 견조한 흐름이 나타날 지 여부다. 또 고용보고서에서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변동이 둔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지표로는 5일 9월의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 호조는 경기 침체 우려를 진정시켜주는 한편, 경제지표가 부진하더라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를 높이면서 증시에는 우호적일 수 있다”면서 “경기둔화가 지속 중이고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극단적인 공포심리가 유입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발생한 이슈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달러 강세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 여기에 경기둔화 가시화에 대한 공포 자체는 당분간 우리 증시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와 강달러 완화 조건은 현 시점까지 전혀 충족되지 않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강화 우려 상존,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의 새로운 국면 진입, 중국의 경기 하방 가능성과 위안화 약세 압력도 진행 중”이라며 “달러화 추가 강세와 원화 추가 약세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와 달러 강세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이중고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우며 이번 주 코스피는 2070~222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개별주식에 대한 대응, 작은 테마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한다”면서 “수출주 중에서는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판매 대금을 달러 받는 분야 중에서도 재고 압력이 적은 자동차와 미국 음악 시장으로 팬덤을 확대하는데 성공한 K(케이)-엔터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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