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 전공했지만…'우리 음악'의 진화 들려드립니다"

창작음악 대표 작곡가 이영조·우효원
29일 국립국악관현악단 '한국의 숨결'
자연의 소중함 노래한 '시조 칸타타'
이어령 작사 '천년의 탄생, 리버스' 선보여
  • 등록 2024-03-19 오전 5:50:00

    수정 2024-03-19 오전 7:49:52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창작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이영조(81), 우효원(50)이 130여 명의 연주자와 합창단이 함께 하는 대규모 무대를 선보인다. 2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Ⅲ ‘한국의 숨결’이다.

작곡가 우효원(왼쪽), 이영조. (사진=국립극장)
이영조, 우효원 작곡가는 서양음악을 전공했지만 한국 창작음악 작곡에 매진하며 동시대의 ‘우리 음악’을 만들어왔다. 두 작곡가에게도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들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창작음악은 끊임없는 연주 기회를 얻을 때 더욱 발전하고 진화한다”며 이번 공연의 의미를 밝혔다.

이영조 작곡가는 국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 창작음악 발전을 이끌어 온 음악계의 ‘거목’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오페라 ‘처용’(1987)을 작곡하는 등 ‘우리말’의 음악화(化)에 대한 고민을 이어왔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곡은 2020년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초연한 ‘시조 칸타타’다. 우리 고유의 정형시이자 전통음악의 한 갈래인 시조와 독창·중창·합창으로 이뤄진 서양 고전음악 ‘칸타타’를 재료로 삼아 작곡했다. ‘인간과 자연’이라는 주제 아래 자연·사랑·효를 노래한 시조를 가사로 곡을 구성했다. 초연은 60분에 달했는데 이번 공연에선 이를 30분 길이로 축약해 무대에 올린다.

‘시조 칸타타’를 통해 이영조 작곡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자연’의 소중함이다. 이영조 작곡가는 “우리는 자연에서 크고 깊은 감동과 감탄을 받고 누렸으며, 자연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깨우침도 얻었다”라며 “이 작품은 낡은 옛이야기가 아니라, 첨단 기기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양식(糧食)이다”라고 말했다.

2020년 10월 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초연한 국립국악관현악단 ‘시조 칸타타’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장)
우효원 작곡가는 인천시립합창단 전임 작곡가, 국립합창단 전속 작곡가로 활약하며 ‘한국적 합창음악’을 국내외로 알려왔다. 지휘자 윤학원과 함께 국제무대에 발표할 작품을 다수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적인 것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가 잘하는 것, 나만의 음악을 찾아가다 보니 한국적 소재가 나의 옷처럼 입혀진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이번 무대에 올리는 작품은 2021년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초연한 ‘천년의 탄생, 리버스(REBIRTH)’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재개관 기념 무대에서 처음 선보였다. ‘시대의 석학’이었던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작사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우효원 작곡가는 “이어령 선생님의 놀라운 지식과 창의적인 발상도 놀라웠지만, 선생님의 지위와 나이를 잊게 할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음악과 함께 가사의 내용과 깊이를 봐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지금 시대의 ‘우리 음악’이 지닌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국악관현악이 합창을 만나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무대다. 두 작곡가에게도 이제 국악관현악은 낯선 것이 아니다. 이영조 작곡가는 “서양 음악은 악기마다 각각의 역할이 나뉘어 있지만 국악기는 그렇지 않다”며 “국악관현악은 꾸준한 악기 개량 등을 통해 현재에 머물지 않고 한 걸음 더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효원 작곡가는 “국악관현악을 작곡하면서 국악기의 다채로운 매력을 매번 느끼며 공부한다”며 “잠재력이 많은 국악관현악을 계속해서 연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1년 9월 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한 국립국악관현악단 ‘천년의 노래, 리버스(REBIRTH)’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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