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은 왜 오재원을 콕 찝었을까

  • 등록 2013-10-18 오후 12:47:20

    수정 2013-10-18 오후 5:02:16

14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13회초 2사 1,2루 7번 오재원이 우월 3점 홈런을 날리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2013년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두산의 마운드 키맨은 단연 홍상삼이다. 김진욱 두산 감독을 포함, 두산의 대부분의 선수들이 가장 잘 해줘야할 선수로 홍상삼의 이름을 제일 먼저 꼽는다. 12명의 투수진 통틀어 가장 구위가 좋은 선수, 게다가 LG전서 특별히 강했던 투수이기 때문이다. 두산의 불안해 보이는 불펜 지키미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타선에서의 키맨은 누굴까. 두산 이종욱은 이 질문에 단연 오재원의 이름을 가장 먼저 입에 올렸다.

“재원이의 스타일이 팀 분위기를 올라오게끔 한다. 그리고 늘 결정적일 때 잘해줬다. 제 정신이 아닌 선수다(웃음). 열심히 안하는 것 같은데 진짜 열심히 하고 욕심도 많다. 그런 선수가 상대팀이 아니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9개 구단 통틀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포스만큼은 재원이가 최고다. 저런 선수를 지금껏 야구하면서 본적이 없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종욱 역시 넘치는 파이팅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주도하지만 오재원의 포스만큼은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분위기 싸움이 승패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단기전에선 오재원의 역할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종욱이 한치의 망설임없이 오재원을 콕 찝은 이유다.

비단 이종욱 뿐만이 아니다. 두산의 많은 선수들이 이종욱과 의견을 같이 한다. 매번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 상대 감독과 선수들이 제일 경계 대상으로 꼽아온 선수도 오재원이다. 미디어데이서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리는 선수다. “가장 엔트리에서 빼고 싶은 선수”라고 상대 팀 감독과 선수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해엔 ‘미친 선수’라는 캐릭터까지 얻었다.

이번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성열은 “내가 두산에도 있어봤지만 오재원의 기를 살려주면 안된다. 제일 경계해야할 선수다”고 했다.

그만큼 단기전만 가면 오재원의 가치는 급격히 상승한다. 그가 꼭 안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도루를 하지 못하더라도 동료 선수들을 격려하는 파이팅 넘치는 모습만으로도 존재감이 느껴지는 그다. 상대방이 얄밉게 느껴질 정도다.

오재원은 지난 넥센과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타격감을 예열했다. 준플레이오프 성적은 타율 3할3푼3리, 21타수 7안타. 특히 마지막 5차전에선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을 작렬시키며 활활 타올랐다.

이번 플레이오프서 두산이 오재원에 거는 기대치도 여전하다. 체력적으로 LG보다 더 불리한 상태에 놓인 두산의 가장 큰 무기는 최고조에 올라있는 팀 분위기다. 준플레이오프 리버스 스윕의 기세를 몰아 가야한다. 그 분위기를 이어줄 수 있는 주인공은 단연 오재원이다.

오재원은 플레이오프 1,2차전을 통해선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 상태. 2경기에 나서 4타수 무안타, 사사구만 3개를 얻어냈다. 아직 화끈한 존재감을 뽐내진 못했지만 두산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그가 그라운드에서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두산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종욱이 꼭 찝은 오재원이 남은 시리즈에선 또 한 번 ‘미친 존재감’을 뽐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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