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동물을 찾아서]정력에 좋다는 속설에 멸종당한 '대륙사슴'

꽃사슴으로 불리던 대륙사슴 1940년대 남한선 절멸
몸을 보하고 정력에 좋다는 이유로 부분별 남획 이뤄져
백두산 일대 서식 확인..남북관계 경색으로 수입 불발
제주도 백록담, 강원도 인제 등 지명으로만 남아
  • 등록 2015-03-21 오전 6:00:00

    수정 2015-03-21 오전 11:26:10

북한 평양동물원에서 확인된 대륙사슴의 모습(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이데일리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멸종된 동식물을 소개하는 기사를 국립생물자원관의 도움을 받아 연재합니다. 인간의 남획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변화는 수십년 전만 해도 쉽게 접할 수 있던 동식물들마저 멸종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멸종위기 동식물들에 대해 보다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합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사랑하는 이를 부를 때 가장 많이 비유하는 동물은 ‘꽃사슴’입니다. 왕관처럼 아름다운 뿔, 선한 눈망울, 귀여운 외모 등 금방이라도 와락 안고 싶은 꽃사슴의 모습이 그리운 이와 닮아서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꽃사슴은 이제 자취를 감춰버린 멸종위기동물 1급입니다. 학자들은 한반도 남한땅에서는 멸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무리지어 살던 일명 ‘꽃사슴’으로 불려 온 대륙사슴의 슬픈 현실입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대륙사슴은 왕실에서 관리하던 동물이었습니다. 녹용을 임금님 보약에 활용하기 위해 사슴들이 살기 좋은 곳을 ‘양록지역’으로 지정해 그곳에서 키웠던 겁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 들어 사슴피와 녹용을 얻기 위해 무분별한 남획이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 제주에선 1910년에, 남한에선 1940년대에 절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의학계에서는 녹용이 양기를 보하고 혈액 생성 등을 활발히 해주며 하초를 건실하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현재 유원지나 동물원에서 만날 수 있는 사슴은 대만이나 일본이 고향인 친구들입니다. 우리나라 토종 대륙사슴과는 조금 다른데요, 토종 대륙사슴은 몸길이 159㎝, 어깨높이 94㎝ 정도로 일본 사슴보다 더 골격이 좋고 튼튼하다고 합니다. 겨울부터 가을까지 매화 꽃무늬 희색 반점이 선명하게 보이지만, 겨울에는 전체적으로 무늬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생김새 때문에 노루나 고라니 등과 헷갈릴 수 있는데요, 이때 뿔의 유무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겨울철 먹을 걸 찾아 농가로 내려와 종종 목격되는 고라니는 뿔이 없습니다. 노루는 수컷에만 뿔이 있습니다. 대륙사슴은 암·수컷 모두에 뿔이 있습니다. 물론 태어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어린 사슴엔 뿔이 없지만, 해마다 1개씩의 뿔이 생겨납니다. 뿔의 가지 갯수로 대륙사슴의 나이를 추측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 백두산 사육장에서 관리되고 있는 흰 대륙사슴(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우리나라에선 자취를 감춘지 오래됐지만, 현재 북한 백두산 인근에선 흰 대륙사슴이 따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남·북한의 교류가 활발하던 시기에는 북한에서 토종 대륙사슴을 데려오려는 사업이 추진됐으나,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며 중단된 상태라고 합니다.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토종과 유전자가 비슷한 대륙사슴을 데려오려 했지만, 구제역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에 이마저도 불발되고 말았습니다.

한라산 정상에는 흰 사슴이 물을 마시던 곳이라는 뜻의 백록담(白鹿潭)이 있습니다. 강원도 인제에도 사슴의 흔적이 있습니다. 인제의 한자 이름은 사슴을 닮은 상상 속의 동물 기린(목이 길고 아프리카가 고향인 기린과 다름) 린(麟)에 발굽을 뜻하는 발굽 제(蹄)입니다. 사슴 발굽. 사슴이 뛰놀던 곳이라는 옛이야기가 지명으로 고스란히 남은 셈입니다. 하지만 어느 곳 에서도 사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습니다.

중국에서는 더 큰 사슴뿔을 얻기 위해 여러 사슴을 인위적으로 수정시키는 연구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이 같은 연구가 더 활성화되면 한반도를 뛰놀던 토종 대륙사슴은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고요. 대륙사슴에 대한 관심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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