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토르트는 맛없다?…쑥쑥 크는 상온 HMR 시장

기존 상온 HMR, 고온 살균 과정에서 재료 훼손
CJ제일제당, 레토르트 기술 강화로 원재료 살려
'햇반'·'비비고 국물요리'·'비비고 죽' 등 연평균 43% 성장
냉동 안주 시장 연 청정원도 상온으로 확대
  • 등록 2020-05-13 오전 5:30:00

    수정 2020-05-13 오전 5:30:00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맛없는 가공식품으로 여겨졌던 상온 HMR(가정간편식)이 프리미엄화에 힘입어 HMR 시장을 이끌 차세대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원재료의 맛을 파괴하던 레토르트(고온 살균) 기술이 진화하면서다. 식품업계에선 연구개발 능력을 토대로 상온 HMR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 ‘햇반’, ‘비비고 국물요리’, ‘비비고 죽’ (사진=CJ제일제당)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상온 HMR이 포함된 즉석조리식품 출하실적은 2018년 1조3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9% 성장했다. HMR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던 2015년(5945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3년만에 2배 이상 커졌다.

그동안 간편식 시장에서 주를 이뤘던 상품군은 냉장·냉동 식품이다. 상온 HMR에 비해 상대적으로 맛과 영양을 유지하기 쉬워 더 다양한 제품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상온 HMR은 상대적으로 맛이 떨어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상온 HMR을 만드는 레토르트 공법이 문제였다. 상품을 용기에 넣은 채로 고온에 조리·살균하기 때문에 원재료가 뭉게지고 건더기도 부실했다. 그러다 레토르트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온 간편식도 냉동 간편식 못지 않은 품질을 갖추게 됐다.

(자료=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대표적인 제품이 CJ제일제당의 ‘비비고 국물요리’다.

CJ제일제당은 상온 간편식 품질 강화를 위해 R&D와 제조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냉장·냉동 간편식에 비해 보관·조리 편의성이 뛰어난 상온 제품이 전문점 수준의 맛 품질을 갖춘다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면서다.

대표적인 기술로 원물제어 기술과 레토르트(고온 살균) 기술을 꼽을 수 있다. 원물제어 기술은 고온 살균 이후에도 원재료 본연의 맛과 특성,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원재료 각각의 특성에 맞게 전처리 하는 기술이다.

살균 역시 기존과 다른 방식을 적용했다. 모든 재료를 함께 포장한 후 동일한 온도에서 살균처리를 했던 과거와 달리, 원재료 특성에 맞춰 각각의 맛을 살리는 온도를 적용하는 분리 살균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동등한 살균 효과를 구현하면서도 원재료가 열을 받는 시간을 줄여 원재료의 조직감을 높였다.

2016년 선보인 비비고 국물요리는 3년만에 17종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매출은 출시 첫해 140억원에서 1670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즉석밥 ‘햇반’ 제조 기술력을 활용한 ‘비비고 죽’도 출시 1년 5개월만에 누적매출 1000억원을 넘겼다.

CJ제일제당의 상온 간편식은 최근 3년간 연평균 43%씩 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수산물을 활용한 상온 간편식을 출시하는 등 상온 간편식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청정원 ‘안주야 상온안주’ (사진=대상)
냉동 안주류 HMR 시장을 개척한 대상 청정원도 상온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상 청정원은 최근 ‘안주야’ 브랜드를 통해 상온 간편식 안주 6종을 선보였다.

안주야만의 원물 전처리 노하우로 곱창이나 껍데기 등의 잡내를 잡았다. 또 냉동 또는 냉장보관하지 않고 실온에서 9개월 동안 보관할 수 있어 보관 및 이동 편의성이 뛰어나다.

아워홈도 푸짐한 건더기를 넣은 최근 보양 국·탕류 간편식 2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 상온 간편식 시장의 주를 이뤘던 카레나 자장 소스 등 레토르트 제품은 제조 과정에 재료들이 모두 손상돼 제대로된 맛을 느끼기 힘들어 상온 간편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이 소비자들 사이에 자리잡게 됐다”며 “최근 출시하는 상온 간편식은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냉장·냉동 간편식은 물론 전문점 수준의 품질까지 넘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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