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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주류는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지난해 3분기부터 적자폭을 키웠다. 지난해 3분기 205억원, 4분기 257억원으로 한 해동안 총 590억원의 적자를 냈다.
특히 맥주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롯데주류 대표 맥주인 ‘클라우드’는 2014년 출시 당시 점유율이 10%대였지만 지난해 맥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하이트진로 ‘테라’의 선전에 밀리면서 지난해 말 기준 점유율은 4.3%(닐슨코리아)까지 떨어졌다. 맥주 시장 진출 당시 쓴 마케팅 비용과 시설 투자 비용 등도 주류 부문 적자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소주 사업도 녹록지 않다. 경쟁사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이 일본 불매 운동의 반사이익을 얻은 데 이어 신제품 ‘진로이즈백’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최근 60% 중반대까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흥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주류 소비가 줄어든 점도 1분기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됐다.
소주 시장에선 저도주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11월 점차 도수가 낮아지는 소주 시장 트렌드에 맞춰 ‘처음처럼’ 도수를 17도에서 16.9도로 낮췄다. 전국구 소주 중 16도대 소주를 선보인 곳은 롯데주류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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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기 편한 16.7도짜리 소주와 염따가 만난 처음처럼 플렉스는 2030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소주 뚜껑 속 ‘염’, ‘따’, ‘빠’, ‘끄’ 4글자를 모으는 ‘염따빠끄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련 게시물이 늘고 있다.
롯데칠성 음료부문도 저도주 트렌드 확산에 동참했다.
롯데칠성음료는 7일 토닉워터 신제품 ‘마스터 토닉워터’와 ‘마스터 토닉워터 제로’ 2종을 출시했다.
특히 마스터 토닉워터는 토닉 특유의 씁쓸한 맛과 단맛, 과일향을 정교하게 배합한 제품으로, 소주와 섞어 ‘소토닉(소주+토닉워터)’으로 마시면 최고의 조합을 즐길 수 있다. 처음처럼과 토닉워터를 함께 판매하는 ‘처음토닉’ 마케팅도 가능해졌다.
맥주 시장에선 가격을 낮춘 신제품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이달 초 선보였다.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출고가는 500㎖ 병 기준 1047원이다. 오비맥주 ‘카스’나 테라보다 출고가를 100원 낮췄다. 기존 제품인 클라우드의 경우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해 경쟁제품보다 출고가를 높인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지난해 불매와 올해 코로나로 매출 성장을 위한 긍정적인 이슈를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올해 출시한 처음처럼 플렉스는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해 매출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의 경우 기존 클라우드의 제품력을 유지하면서 탄산을 가미한 제품으로 종량세를 반영해 가격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초기에 좋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격적이고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매스 마케팅보다는 타깃층의 요구를 분명하게 파악하는 섬세한 마케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