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코로나19와 새로운 일상

  • 등록 2020-03-19 오전 6:00:00

    수정 2020-03-19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성재 디지털미디어센터장] “새로운 일상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지난 16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렇게 강조했다.‘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장기화되면서 기존 생활습관과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나온 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중대한 분기점을 맞은 지금 충분히 할 수 있는 소리다.수긍은 한다. 하지만 ‘새로운 일상’은 우리에게 분명히 익숙한 단어는 아니다. 습관적이고 반복적인 개인생활, 획일화한 기업문화 속에 어느 것 하나 ‘새롭게’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전 우리의 일상은 어땠는가.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조직에서 ‘아프면 쉰다’가 가능하기나 했는가. 휴가는 내가 원하는 날이 아니라 회사에 일이 없고 한가한 날을 가는 것이 당연시됐다. 회식은 열외 없이 전원 참석을 원칙으로 한다. 어디 그뿐인가. ‘재택근무’에 대해선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는 윗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에도 아직 역부족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은 변했다. 자신이 원해서든 아니든 코로나19가 생활 전반에 변화를 준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정 본부장이 말한 ‘새로운 일상’은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어서’가 아니라 ‘배려와 인식의 변화’에서부터 출발하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중 하나로 정 본부장은 각 사업장이나 기관, 학교 등에서 ‘아파도 나온다’는 문화를 ‘아프면 쉰다’로 바꿀 수 있도록 근무형태나 근무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했다.

직장인이고 학생이라면 누구나 공감을 할 것이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에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자신의 일상은 변한다고 해도 남을 위한 ‘배려와 인식의 변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 일상을 보내야 하는 불안감은 갈수록 사람들을 더욱 무기력하게 만든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간혹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을 보면 불안감과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란 이기적인 생각은 ‘새로운 일상’을 무너뜨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생각하는 배려에서 시작되는 자발적인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부의 할 일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안정을 위해 국민의 ‘새로운 일상’을 적극 도와야 한다. 2015년 메르스사태 이후 회복한 환자들의 64%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수면문제 등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더한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세계보건기구와 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18일 현재 코로나19 확진환자 발생국은 141개국으로 늘었고 환자는 18만 6000여명에 달한다. 누적사망자는 8000명에 육박한다. 코로나19는 이제 지구촌 모든 사람들을 불안과 분노, 우울한 정신세계로 몰아넣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의 ‘새로운 일상’이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제도적(방역체계 등) 장치마련이 시급하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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