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열흘간 달랑 5000원”…코로나·장마 ‘이중고’ 겪는 취약계층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어”
고물상·폐지줍는 노인·일용직 근로자 등 ‘울상’
전문가 “정부가 나서서 지원금 수혈해야”
  • 등록 2020-08-12 오전 12:02:00

    수정 2020-08-12 오전 12:02:00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버겁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역대급 장마까지 겹치며 취약계층의 이중고가 깊어지고 있다. 특히 폐지나 고철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나 일용직 노동자들은 잇단 재해에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고물상 앞에 빈수레가 나란히 놓여있다.(사진=이용성 기자)


“장마 탓에 수입 없어”…폐지 줍는 노인들 ‘울상’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한 고물상에서 만난 노인은 몇 주간 계속해서 내리는 비에 안타까운 속내를 털어놨다.

비가 잠시 그쳐 고물상에 폐지와 헌 옷을 팔러왔다는 최모(78)씨는 “오늘 이렇게 팔아도 5000원밖에 안 나온다”며 “그나마 폐지가 다 젖으면 한 30%는 무게를 빼서 돈을 받는다”고 토로했다. 최씨가 폐지를 팔러 나온 건 8월 들어 이날이 처음. 길어지는 장마 탓에 열흘 동안 벌어들인 수입이 급감한 것이다.

수레에 폐지와 고철 등을 쌓아 고물상을 찾은 B(66)씨 역시 “코로나19로 외출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데, 장마까지 길어지면서 수입이 없어 생계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폐지 줍는 노인들 뿐만 아니라 고물상 업주들도 이중고에 시달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마포구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유모(74)씨는 “폐지·고철·헌옷은 내수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해 수출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수출길이 막혔다”며 “장마로 폐지가 젖고 고철이 상해 고물 단가도 떨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고물상도 상황은 비슷했다. 20년 넘게 고물상을 운영하고 있다는 A(62)씨는 “신문이나 파지도 1㎏당 100원 가까이 받아야 하고 상고철은 200원 가까이 받아야 되는데 코로나다 장마다 해서 지금은 반값”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기 나와서 하루 종일 뼈가 빠지게 일해도 인건비도 안 나와 장마철에는 아예 운영을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서울 은평구에서 한 노인이 폐지와 고철을 모아 고물상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일감 없는 인력시장…“취약계층만이라도 지원 있어야”

하루하루 일감에 의지해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일용직 노동자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다. 일용직 노동자들은 장마가 길어지면 인테리어 공사 등 실내 업무밖에 일이 나오지 않아 매번 일감을 구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새벽에 인력사무소에 나가도 허탕을 치기 일쑤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모(57)씨는 “장마철이면 일 들어오는 게 한정적이고 할 사람은 많으니 경쟁이 치열해진다”면서 “일없이 허탕치고 돌아갈 때는 끼니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덧붙였다.

매일 새벽 인력사무소에 출근도장을 찍는다던 김모(42)씨는 “코로나19가 아직 국내 건설업 쪽에 크게 터지지 않아 다행이지만 장마가 문제”라며 “장마가 길어질 경우 일감이 눈에 띄게 줄어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전무후무한 바이러스인 코로나19와 역대 급 장마가 겹쳐 이중고를 겪는 취약계층 사람들을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범중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장마의 여파가 특히 취약계층에 훨씬 더 타격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 “생계에 위협을 받는 취약계층만이라도 정부가 추경을 통해 지원금을 주는 등 수혈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전 국민 대상이 아닌 차상위계층까지만이라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전달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적극적으로 찾아가 어려운 사람들을 발굴해 코로나19와 장마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보살펴 생계를 유지하게끔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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