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벤처업계에 따르면 AI 챗봇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은 연애 분석 앱 ‘연애의 과학’에서 모은 연인들의 대화 약 100억건으로 AI 챗봇 이루다를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스캐터랩은 ‘개인 정보가 신규 서비스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는 수준의 설명으로 수집 과정에서 미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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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수집 적법성 관건 될 것”
전문가들은 이번 일로 VC들의 투자 기준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금으로 만든 AI 서비스가 이루다 사례처럼 잠정 중단되는 불확실한 상황에 놓일 수 있어서다. 황보현우 한남대 글로벌IT경영 교수는 “이루다를 둘러싼 AI 챗봇의 성희롱, 혐오 논란은 투자 업계에서 인공지능 기업의 법적, 윤리적 리스크를 보다 철저하게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루다와 같은 AI 기술 기반 서비스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고리즘 자체의 정교함 보다는 데이터 확보 유무가 초기 투자의 관건이 된다는 게 VC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챗봇은 작은 이슈”라며 “의료 영상진단 AI 관련 기업들이 2000억~3000억원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있는데, 이들 기업이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했고, 그 신뢰성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술 확인…“관련 투자는 이어질 것”
다만 이번 일로 VC들이 AI 기술에 대한 투자규모를 줄이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오히려 이번 일로 AI 챗봇의 성능, 스캐터랩의 기술 역량을 알아보고 관련된 투자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AI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이슈가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발휘하고 있어서 투자업계에서는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동원 자이냅스 대표는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챗봇 ‘테이’ 등 유사한 이슈가 해외에 있어 관련 논의가 이뤄져왔다”며 “(이루다 논란은) 시장이 커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성장통으로 AI에 대한 윤리적 토의도 이번 기회로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스캐터랩에서는 (개인정보 수집에 대해) 약관에 넣었다고 하지만, 이 같은 사안은 별도 약관으로 뽑았어야 했다”며 “스캐터랩에서 다소 안이하게 생각한 것 같고, 이용자들에게 괘씸하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