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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kg 철판에 깔려 숨진 아들, 직접본 아버지.."총체적 재앙"

  • 등록 2021-05-07 오전 7:33:19

    수정 2021-05-07 오전 7:33:1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달 평택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청년 고(故) 이선호씨가 300㎏에 달하는 컨테이너에 깔려 숨졌다. 현장을 직접 목격한 이 씨의 아버지는 이후 보름이 흘렀지만 아직 장례식장을 떠나지 못했다.

지난달 22일 평택항 야적장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대학생 이선호 씨가 개방형 컨테이너에 깔렸다. 철판 무게만 300㎏. 이 씨가 구조됐을 때는 이미 심장이 멈춘 뒤였다.

이 씨 아버지는 당시 아들의 상태에 대해 “(CT를) 찍어보니까 두개골 파손, 폐, 갈비뼈, 목까지 다 부러졌다”고 밝혔다.

고 이선호 씨가 사고를 당한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 작업현장 (사진=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뉴스1)
이 씨의 아버지를 포함한 유가족과 사고 대책위는 사고 조사가 여전히 더디다면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 씨의 친구들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호가 왜 죽어야만 했는지, 정말 그런 허술한 안전관리 현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는지, 이미 예견된 일을 하필 우리 선호가 당한 것은 아닌지 알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 씨의 친구 배모 씨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사실 저는 평소에 TV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사고들을 보아도 무심히 지나쳤었다. 그저 남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제 친구의 이야기였고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제 친구 선호의 죽음은 뉴스에서나 보던 산재사고였다. 그래서 사고가 난 지 2주가 지났지만 저는 아직 선호를 보내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배 씨는 “어쩔 수 없던 일이 아니었다. 분명히 막을 수 있던 일이었다. 무슨 거창한 일을 하던 것도 아니고 제 친구는 그저 잔업으로 쓰레기를 줍다가 300㎏의 차가운 쇳덩이에 깔려 비명도 못 지르고 죽었다. 기본적인 안전관리만 지켜졌어도 저와 선호는 이번 주 주말에 웃으며 만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일이 아직 믿기지도 않고 너무나도 힘들지만 이런 슬픔은 저희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며 “제 친구 선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여러분은 더이상 선호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해달라”고 했다.

또 이 씨의 친구 김모 씨는 SNS를 통해 “불법파견, 안전교육 부재, 부당 지시, 노후 시설” 등을 나열하며 “즉각 신고하지 않고 위에 보고하느라 몇 십 분 동안 우왕좌왕 그러는 동안 사고현장을 직접 보신 아버지. 총체적 재앙”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씨가 해당 작업에 처음으로 투입됐지만 안전 교육이 없었고, 기본적인 안전장비도 지급되지 않았다는 게 유가족의 주장이다. 특히 원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있다.

또 유가족들은 사고 직후 내부 보고를 하느라 119신고가 늦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경찰은 이 씨가 본래 업무가 아닌 컨테이너 작업에 투입된 경위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까지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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