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너마저" PPL이 인기 척도라는 핑크스틱..누가 만들었나?

PPL청정지역 우영우마저 침투한 가희
중소 화장품 기업 코리아테크서 론칭
가희 출시 이후 광고선전비 지출 10배 급증
"공격적 PPL 해외 진출 위한 포석"
  • 등록 2022-08-15 오전 9:33:05

    수정 2022-08-15 오전 10:06:05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송 캡처.



[이데일리TV 이지은 기자] PPL 청정구역으로 꼽히던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마저 결국 함락시킨 스틱형 화장품 ‘가히(KAHI)’. 시청자 게시판에는 ‘우영우 너마저’라는 한탄과 우영우 마저 무릎 꿇린 가희의 ‘PPL 침투력’에 감탄하는 글도 보인다.

가히가 대기업이 아닌 중소 화장품 기업의 독자 브랜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히는 뷰티·웰니스 유통 전문기업 코리아테크가 2020년 론칭한 브랜드다. 대형 화장품 회사들조차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의 공격적인 PPL 전략을 앞세워 급성장하기는 했지만 엉업이익을 넘어서는 광고선전비로 인해 경영상 부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뷰티·웰니스 유통기업 코리아테크가 2020년 론칭

코리아테크는 2003년 설립 이후 배우 이영애 롤러로 유명한 리파 캐럿과 가수 싸이의 얼굴 근육 운동기기 파오, 축구선수 호날두의 EMS 트레이닝 기기 식스패드 등을 판매해 오다 2020년 5월에 브랜드 가히를 출시했다.

코리아테크는 배우 김고은을 전속 모델로 내세우고 각종 드라마 PPL로 가희의 인지도를 높였다. TV 소품이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시청자들에게 제품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한 가히의 멀티밤은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희 관련 매출은 지난해 코리아테크 연매출 2513억원 가운데 80%(약 2010억원)를 차지했다.

최근 코리아테크는 효과적인 PPL을 위해 지난해 말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를 중심으로 ‘드라마 대본 TF팀’을 꾸렸다. 이들은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넷플릭스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공개되는 드라마인지, 또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녹일 수 있는 작품인지 등을 고려해 드라마 선정 업무를 담당한다.

코리아테크는 드라마 PPL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해외 진출 전략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제품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선 해외로 뻗어나가야 하는데 국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드라마를 통한 홍보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코리아테크 관계자는 “대기업은 해외법인을 통해 체계적으로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인력과 자본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한계가 있어 PPL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에서 가히를 보고 입점 제안이 온 곳이 일본, 대만, 미국, 싱가포르 등을 포함해 40여개 국가에 달한다”며 “드라마 PPL을 통해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은 뒤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정부지 광고선전비..양날의 칼

PPL 청정지역이던 ‘우영우’마저 함락하며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희지만 PPL은 코리아테크에 있어 양날의 칼이다. 천정부지로 늘어난 비용 때문이다.

코리아테크는 2016년 232억원, 2017년 572억원, 2018년 3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영업손실 137억원, 13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승부수로 던진 가히가 대박을 내면서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459억원을 기록했다.

코리아테크의 광고선전비는 2016년 23억원, 2017년 34억원, 2018년 102억원, 2019년 51억원, 2020년 73억원으로 매년 수십억원대에 그쳤으나 2021년에는 496억원으로 급증했다.

방송가와 광고 업계에 따르면, PPL 단가는 방송 15초~30초 노출에 수천만원을 오간다. 방송사 및 드라마별로 700만원에서 3500만원 수준이며 시청률과 연기자의 몸값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코리아테크는 가히 론칭 후 드라마와 예능 등 방송 PPL을 한 달에 최소 5편에서 많게는 10편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한으로 잡아도 1년에 60편 넘게 진행한 셈이다. PPL 단가 역시 제품만 제공하고 무료로 노출한 경우도 있으나 많게는 수초간 노출에 수천만원씩 지출이 이뤄졌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광고선전비 가운데 PPL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을 넘어섰으며 이밖에 1+1 마케팅 등 상품 증정과 온라인 광고 등이 차지했다. 올해는 PPL 비용부담이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회사 성장기에 광고선전비를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선택”이라며 “다만 광고선전비가 수익구조를 악화시킬 정도라면 지속 가능한 경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코리아테크 관계자는 “해외 진출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당분간 공격적인 광고 마케팅 전략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며 “상장사가 아니다 보니 수익성 개선에 대한 압박은 없다. 실적 개선보다는 중요한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광고와 홍보에 주력하는 이유도 단기적으로 실적을 올리기보단 세계적으로 ‘가희’ 브랜드를 잘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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