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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다른 팀으로 이적이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보르도는 지난 시즌 리그 11골을 책임진 황의조의 활약에도 불구, 리그 최하위에 그쳐 리그2(2부리그()로 강등됐다.
팀 예산을 줄여야 하는 보르도로선 팀 내 최고 연봉을 받는 황의조를 내보내는 것이 불가피했다. 황의조도 2부리그에 머물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더 높은 목표를 꿈꿨다. 리그2가 개막했지만 황의조는 교체로 짧은 시간 출전했을 뿐이다.
보르도 구단 소식을 전하는 ‘보르도 포에버’에 따르면, 황의조는 현지시각으로 17일 오전 훈련에 불참했다. 돌아가는 상황은 이적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적설도 끊이지 않는다. 프랑스 리그1의 낭트, 마르세유, 몽펠리에, 스트라스부르,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 미국프로축구(MLS) 미네소타 유나이티드 등 다양한 팀들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황의조는 EPL에 가고 싶은 마음이 큰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현지언론에서도 “황의조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개인의 경력을 취해 EPL에 진출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그런데 정작 황의조가 원하는 EPL 이적이 쉽지 않다. 가장 가능성이 커보였던 팀은 노팅엄이었다. 노팅엄은 보르도가 원하는 수준의 이적료 400만 유로(약 54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노팅엄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노팅엄 구단주이자 선박 재벌인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는 그리스 1부리그 올림피아코스 구단도 소유하고 있다.
레퀴프는 “노팅엄은 황의조를 영입한 뒤 구단주가 같은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를 보낸다는 계획”이라면서 “하지만 황의조는 올림피아코스 임대를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노팅엄이 임대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황의조가 노팅엄 이적은 사실상 어렵다.
이적 협상이 뜻대로 잘 풀리지 않자 보르도는 황의조를 잔류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보르도 지역매체인 ‘지롱댕포스’는 18일 “보르도는 다른 팀의 제안 금액이 너무 적다고 판단하고 있고 황의조가 흥미를 보이지 않는 오퍼도 있다”며 “구단은 이적료를 받지 못하더라도 황의조를 2부리그에서 활용한 뒤 내년 여름 자유계약선수(FA)로 떠나보내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의조의 거취는 축구대표팀에도 깊은 영향이 있다. 황의조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다. 조규성(김천상무) 등 다른 공격자원이 있지만 큰 대회 경험이나 관록에서 황의조와 비할바가 아니다.
황의조가 소속팀에서 제대로 뛰지 못해 경기력이 떨어진다면 대표팀도 난처해진다. 하루 빨리 거취가 정해져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것이 본인은 물론, 대표팀에도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