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채 경매에 202명 몰려..다시 북적이는 아파트 경매시장

'8.2 대책' 무색케하는 경매
9월3주 평균 응찰자수 17.3명..7월 고점도 넘어
"4Q 경매물건 증가..응찰자 숫자는 제한받을 것"
  • 등록 2017-09-26 오전 5:30:00

    수정 2017-09-26 오전 5:30:00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지난 18일 서울 동부지법 경매5계. 총 17건의 부동산이 경매 물건으로 나왔다. 이 가운데 3건의 아파트에 100명 이상이 응찰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신아파트 전용면적 115㎡에 53명이 몰렸다. 광진구 광장동 극동아파트 전용 84㎡와 강동구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 전용 82㎡에도 각각 34명, 28명이 달려들었다.

이틀 뒤인 20일에도 경매법정 분위기는 뜨거웠다. 20명 이상 응찰한 물건이 이날도 3건 나왔다. 동작구 사당동 사당자이 아파트 전용 84㎡에 33명이,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3단지 전용 99㎡에는 26명이 응찰했다. 강서구 내발산동 우장산힐스테이트 전용 85㎡는 유찰 없는 신건임에도 28명이 몰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무려 132%에 달했다.

이들 아파트 6채에 총 202명이 달려든 셈이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한자릿수로 떨어진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20명 이상이 몰린 6건 중 1건은 99%, 나머지 5건은 100% 이상의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새 주인을 찾았다.

◇응찰자 몰려 ‘북적’…아파트 낙찰가율도 ‘껑충’

부동산 경매시장이 다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이 경매 법원에 찬물을 끼얹은 지 한 달 반만이다. 경매 법원은 돌아온 응찰자들로 북적이기 시작했고, 평균 낙찰가율은 100%를 넘어섰다.

25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셋째주(18~22일) 서울 아파트 주간 평균 낙찰가율은 104%를 기록했다. 전주(100.6%) 대비 3.4%포인트 상승했다. 8·2 대책 발표 이후 100%를 넘기 힘들었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에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난 셈이다.

이 같은 변화의 최대 원동력은 돌아온 응찰자들이다. 지난 7월 넷째주 물건당 16.5명이던 평균 응찰자 수는 대책 발표 이후 2.5명까지 줄고 5명 수준을 유지하다 9월 셋째주 무려 17.3명으로 급증했다. 정부가 8·2 대책을 통해 세금과 대출 등의 규제를 강화하면서 부동산 경매시장에서도 한 달 넘게 관망세가 두드러졌지만 가격 추세를 살펴보던 수요자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책 이전에는 노원·중랑구 등을 중심으로 소액으로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들인 뒤 이를 되팔아 시세 차익을 내는 것)가 가능한 3억~4억원대 소형 아파트에 많은 응찰자가 몰렸지만 지난 주에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둘러싸고 있는 성동·광진·강동·동작구 등지의 5~7억원대 물건이 응찰자 수 기준 상위권을 휩쓸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에서 전세 살고 있는 수요자들이 내집 마련을 위해 강남권과 가깝거나 생활 여건이 괜찮은 지역을 눈여겨 보다가 응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응찰자 수 증가 제한적”…경매 물건 늘어난다

경매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지만 8·2 대책의 영향권에서 쉽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시·성남시 분당구, 세종시, 대구시 수성구 등 투기과열지구에 적용되는 대출 규제가 경락잔금대출(경매로 낙찰받은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리는 대출)에도 그대로 적용되면서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해당 지역에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40%로 제한돼 이전보다 자기자본이 많이 필요해졌다.

따라서 전반적인 시장의 활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감정평가 시점이 지금보다 6개월 정도 전이기 때문에 현재 시세에 비해 감정가가 현저히 낮거나 입지·브랜드 가치 등이 뛰어난 알짜 물건에는 계속해서 실수요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매 물건 수는 당분간 증가세가 불가피하다. 8·2 대책 이후 유찰 물건 수가 늘면서 경매 진행건 자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기준 7월에는 70%를 웃돌던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이 8월부터 50% 수준으로 급락했고 9월에는 40%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앞으로 전환대출이 막혀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많아질 전망이다. 기존 거치식 대출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대출 규제 후 만기 도래시 대출을 갈아타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상당수 물건이 경매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연체시 은행에서 경매로 넘기는 기간이 대체로 2~3개월 걸리고 실제 경매 일정이 확정될 때까지 6개월 정도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 봄부터 대출 규제 강화 여파를 받은 물건들이 경매시장에 대거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대출 규제뿐만 아니라 향후 금리 상승 이슈도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경매 물건이 늘어날 것”이라며 “수요자라면 경매로 쏟아져 나오는 물건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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