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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식의 심장토크]명의로 만드는 약, 돌파리로 만드는 약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
  • 등록 2021-05-01 오전 8:36:16

    수정 2021-05-01 오전 8:36:16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일년 전부터 심부전으로 외래를 다니시던 환자분이 한 달전부터 기침이 났는데 코로나 때문에 병원에 가서 진료 받으려면 절차가 복잡해서 그냥 참고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안되겠다면서 기침 약을 좀 처방해 줄 수 없냐고 하신다. 가래도 없고, 열도 없는데 목이 간질간질하면서 기침이 나고, 한번 기침이 나면 숨 넘어가게 힘들다고 하신다.

박진식 세종병원 그룹 이사장
환자분께서 드시고 계신 약을 살펴보니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가 포함돼있었다. 환자분께는 지금 드시는 심장약 때문에 기침이 나는 것 같다고 설명 드리고, 약을 변경하면 기침은 곧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드렸다. 고생한 생각에 화가 나셨는지, 기침이 나는 약을 왜 처방했느냐며 원망을 하셨다. 심부전 잘 치료해준 명의가 갑자기 돌파리가 되는 순간이었다.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는 심장내과 의사에게는 참 보물같은 존재다. 심장기능이 저하된 심부전환자들의 증상을 호전 시켜줄 뿐 아니라, 생존기간도 연장시키는 몇 안되는 명약 중 하나여서 적기에 잘 사용하면 의사를 명의로 만들어주는 그런 약이다. 그런데, 이 약이 동양인 특히 여성에게는 기침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잘 생기는데, 이 부작용이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매우 힘들고 불편하게 만들어서 의사-환자관계에 암초가 되기도 한다. 비교적 흔한 부작용이라 처방 초기에 설명을 드리고 확인도 하지만, 한두달 별 증상없이 지내다 보면 잊고 지내게 되는데, 문제는 이 부작용이 일어나는 시기가 사람마다 천차 만별이라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협심증 치료에 관상동맥확장을 위해 사용되는 질산염제제도 부작용으로 두통이 흔히 일어나는 약 중 하나이다. 이 약의 부작용은 초기에 대부분 나타나기 때문에 처방 시에 꼭 두통에 대해 설명을 드리고, 두통이 있으면 약을 중지하시라고 말씀 드리지만, 몇 몇 환자분들은 두통으로 몇 주를 고생하시고 오시는 경우도 있다.

여러 가지 약을 드시게 되는 환자분들은 약봉지 하나에 여러 개의 약이 같이 들어 있으니, 약에 대한 관심이 덜 해 지는 것 같다. 의료진은 처방 시 약에 대한 설명을 좀 더 자세히 해 주고, 환자는 처방 시 같이 나가는 복약설명서를 잘 읽어 보고, 자신이 복용 중인 약의 종류, 작용과 부작용을 잘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다양한 동반 질환으로 인한 Poly-Pill(한사람이 여러가지 약을 복용하는 것)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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