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유럽 車시장 회복 조짐?.. 체감은 '글쎄'

'완전 회복 어려울것' 최악 전망도.. 현대·기아차 내년에도 공세
  • 등록 2013-10-09 오전 9:55:48

    수정 2013-10-09 오전 9:55:48

[로테르담(네덜란드)=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주위에 문 닫는 자동차 전시장이 부쩍 늘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약 30분 떨어진 중소도시 알블라서르담의 한 자동차 전시장 관계자는 최근 경기불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마쓰다 등 5개 브랜드와 다양한 중고차를 취급하는 이곳도 한산했다. 당연히 최근 판매실적도 좋지 않다.

2013년은 1~8월 판매량(814만대)에 전년비 판매감소율(-5.2%)을 적용한 추정치. 유럽자동차공업협회
유럽 자동차 시장 불황이 끝날 줄 모르고 있다. 2007년 1600만대에 육박하던 신차 판매량이 올해는 1200만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 신차판매가 1200만대를 밑도는 건 1995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올 2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7개분기 만에 반등하며 ‘올 상반기가 바닥이었다’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지만 부정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현지 경기불황의 골은 깊었다. 체감 경기는 여전히 나빴고 전망도 불투명하다.

판매감소에 환경규제 강화까지 ‘이중고’

네덜란드 자동차 판매사 알코파의 헤르만 클래스 매니저는 “조금씩 올라갈 거란 기대는 하지만 경기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스즈키·이스즈·쌍용차 등 다수 브랜드를 중부 유럽에 판매하는 알코파사도, 최근 메인 격인 스즈키가 유럽 시장 포기를 검토하며 홍역을 치렀다.

그는 “이탈리아·스페인 등 남유럽은 물론 프랑스·독일 같은 중서부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독일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부 유럽 자동차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유럽 밖의 해외 실적에 영향일 것 같다”고 말했다. 올 들어 8월까지 영국을 뺀 유럽 내 주요국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도 5% 이상 감소세다.
네덜란드 중소도시 알블라서르담의 한 자동차 전시장. 요즘 네덜란드에서는 문 닫는 전시장이 늘고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말이다. 김형욱 기자
네덜란드 중고차 판매장에 전시된 구형 투싼. 최소 5년 이상 된 구형 중고모델임에도 1만900유로(약 1600만원)로 국내보다 비싼 편이었다. 김형욱 기자
게다가 유럽연합(EU)은 내년부터 강화된 환경 규제 ‘유로6’를 도입한다. 기준치에 못 맞춰 엄청난 패널티를 물거나 기준치에 맞추기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한다. 어느 쪽도 기업엔 부담이다. 유럽연합(EU)는 앞서 2020년까지 신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연비 25㎞/ℓ 수준)까지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불황이 길어진 탓에 이 규제를 완화하려는 조짐도 보인다. 다수 국가가 2020년까지 이 기준을 만족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기 때문이다. EU는 오는 14일 룩셈부르크 회의에서 이에 대해 결정한다.

이 불황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자동차 컨설팅기업 알릭스파트너스는 최근 ‘유럽 시장 수요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부정적 리포트를 냈다. 2020년 이전에는 반등하겠지만 회복하더라도 1400만대 수준에 머물 것이란 내용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도 최근 “냉정히 보면 시장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부쩍 늘어.. “내년에도 공세”

이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산 차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현대차(005380)는 연산 30만대 규모 체코 공장을 100% 가동하는 것은 물론 지난달 연산 10만대의 터키 공장의 연산 20만대 증설도 마무리했다. 늘어난 물량은 유럽 전략모델인 i10 신모델의 몫이다.

쌍용차(003620)도 이달 유럽에 뉴 코란도C를 내놓고 공격적인 판촉에 나섰다.

현대·기아차가 유럽 시장에서 주목받은 지도 이제 5년 됐다. 비교적 자주 눈에 띈다. 특히 자국 브랜드가 없는 네덜란드에서는 꽤 흔한 차가 됐다. 현대·기아차의 유럽 신차 판매점유율은 지난해 처음 6%를 넘은 이래 올해도 유지되는 중이다.

네덜란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이미지는 이곳에서 상당히 좋다”며 “오래된 브랜드는 아니지만, 실용성을 선호하는 이곳 소비자 취향에 맞는다”고 말했다. 단 현대차가 어느 나라 차인지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독일 쾰른 시내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 i10. 김형욱 기자
독일, 네덜란드 거리에서 꽤 자주 볼 수 있는 현대·기아차 차량 모습. 왼쪽부터 (위) 현대차 i10, i20, ix35(투싼ix), 아토즈, (아래) 현대차 비츠, 쏘나타, 기아차 슈마, 쏘렌토(구형). 김형욱 기자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량은 올 1~8월 50만8704대로 지난해보다 1.3% 줄었으나,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은 6.2%로 0.2%p 늘었다. 현대차는 내년에도 유럽의 인기 자동차 경주대회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 참가하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이어간다.

유일한 문제는 현지 경기침체다. 서서히 현대·기아차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최근 유럽 점유율 목표인 5%(현 3.7%·기아차 제외) 달성 시점을 2015년에서 2020년 이전으로 늦춘 바 있다. 독일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차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시장 전체의 침체를 완전히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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