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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17일 FA 시장이 열리자 마자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진인 정근우(2루수)와 이용규(중견수)를 잡았다. 김응룡 한화 감독은 “걔들이 오더라도 우리 선수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전력 보강 면에서는 사장으로서 FA를 잡았던 삼성 시절(심정수 박진만) 보다 알찬 보강이었다”며 만족감을 굳이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의 만족은 어디까지나 ‘타선’에 국한된다. 김 감독은 “사실은 투수와 포수를 먼저 보강하고 싶었다. 다만 FA 시장에 투.포수가 나오지 않았을 뿐”이라며 “투수력을 어떻게 보강하느냐가 남은 숙제”라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해 성적(9위)이 말해주 듯, 몇 자리를 채운다고 당장 달라질 수 있는 전력은 아니다. 특히 야구의 70%를 차지한다고까지 비유되는 투수력 보강은 절실한 문제다.
그러나 극히 보수적인 한국 프로야구의 트레이드 여건에서 쓸만한 투수를 구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화에 남은 카드는 2차 드래프트와 특급 외국인 선수 영입이다.
40명을 제외한 선수 중 대박이 날 확률은 일반적으로 높아보이지 않지만 2년 전 첫 시행 후 모든 구단의 생각이 바뀌었다. 진흙 속 진주를 잘 캔다면 초대박도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2013시즌 신인왕 이재학(NC)과 롯데 마무리 김성배, 삼성의 주축 불펜으로 자리잡은 신용운 등이 대표적 히트 상품이다.
김 감독은 “포수도 생각해 봤지만 주전 포수는 어차피 드래프트에 나오지 않는다. 각 팀 주전 포수가 아니면 우리 포수들이 더 낫다. 투수 중에서 제 몫을 해 줄 선수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에 대해 깊은 속내는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바티스타나 이브랜드 보다 나은 선수들이었으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는 말로 스카우트의 어려움을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 탐나는 선수는 있지만 협상 과정이 원활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협상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김 감독의 구상대로 “한번 해 볼만한 승부”가 연출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과연 한화가 1차 전력 보강 전쟁의 승리 기운을 이어가며 2차전에서도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