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따릉이 타고 공유오피스로 출근…어디까지 공유해봤니

공유도시 서울 8년차…공유알못 기자의 체험기
따릉이·나눔카 등 교통수단부터 사무실, 장난감 대여까지
숨겨진 공유서비스 多…데이터 검색기능 아쉬워
  • 등록 2019-04-12 오전 6:10:00

    수정 2019-04-12 오전 7:20:34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가 대여소에 주차돼 있다. 따릉이는 주요 지하철역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사진=송이라 기자)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공유경제는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 들어와 있다. 이동수단부터 사무실, 도서관, 체육시설까지 마음만 먹으면 내 삶의 모든 것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있는 자원을 활용해 도시문제부터 환경문제까지 다양한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공유도시 서울`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공유도시 8년차, 공유라고는 해외로 여행갈 때 이용했던 에어비앤비나 우버밖에는 모르던 `공유알못`(공유경제를 알지 못하는) 기자가 직접 서울의 공유경제 서비스들을 체험해봤다.

3년새 62만명 가입한 따릉이…사무실부터 장난감 대여까지

거치대에서 따릉이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자전거에 연결돼 있는 보조잠금장치를 해제해야 한다.(사진=송이라 기자)


오전 7시40분. 지각이다. 집과 지하철역이 800m 정도 거리가 있어 마음이 급하다. 재빠르게 서울시 공유자전거 애플리케이션(앱) `따릉이`를 열었다. 집앞 대여소에 자전거를 확인하고 이동했다. 여러 번 이용해본 사람은 대여 절차가 익숙하지만 처음이라면 회원에 가입하고 사용 방법을 숙지해야 하니 10분 정도 여유를 두는 게 좋다. 처음인 나는 버벅대며 따릉이를 간신히 거치대에서 분리해 지하철역까지 이동했다.

반납할 때는 처음 대여한 곳에 갈 필요 없이 근처 대여소를 찾아 가져다 놓기만 하면 끝이다. 서울시민 10명 가운데 1명은 따릉이를 이용한다더니 정말 편하다.

오전 10시. 서대문에서 취재일정을 마치고 근처에서 기사 쓸 곳을 찾았다. 공유지도에서 검색하니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홍제점이 가까웠다.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청년공간인 무중력지대 홍제점(사진=송이라 기자)


무중력지대는 주변에 사는 청년들을 위해 일하는 공간부터 휴식공간, 주방, 행사, 개인작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서울 시내 6곳에 마련돼 있다. 지난해 6월 오픈 이후 6개월 동안 9000명이 이 곳을 방문했으며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청년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라지만 내가 청년임을 확인하는 절차 따위는 없다.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고 주섬주섬 노트북을 폈다. 노트북 전원을 연결할 콘센트를 찾아 헤매는 일은 기자의 숙명이다. 최근 들어 콘센트 인심이 박해진 뭇 커피전문점들과는 달리 이 곳에서는 멀티탭까지 무료로 대여해준다. 완전히 신세계다.

사무공간 뒤편에는 공유주방이 있다. 식기와 조리도구, 인덕션, 냉장고까지 모두 공유한다. 일정 수준의 대여료를 내면 메인홀과 세미나실, 공유주방을 통째로 빌릴 수도 있다.

공유주방 이용방법 안내문(사진=송이라 기자)


송상훈 무중력지대 홍제센터장은 “취업 준비생부터 주변 직장인까지 이 공간을 아는 사람들은 공부도 하고 먹고 쉬기도 하면서 자주 활용하는데 특히 공유주방은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잠깐 들러 이용하고 가는 사람도 많다”며 “다양한 자체 강의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간의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후 5시반. 장난감도서관에 들르기 위해 서둘러 발길을 재촉했다. 집 근처 육아종합센터에서는 회원 가입시 장난감과 책을 무료로 대여해준다. 모든 대여물품에는 적정연령과 이용방법 등이 적혀있다. 세살배기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자동차도 다양하게 구비해놨다. 다만 대여기간이 2주로 짧다는 것과 평일에는 오후 6시까지밖에 운영을 안하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주말 아침. 차를 정비소에 맡겨둔 탓에 아이 둘을 데리고 외출하기가 막막하던 차에 나눔카가 떠올랐다. 서울시에서 하는 나눔카 사업은 차량을 소유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내 차처럼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초단기 렌트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부터 그린카, 쏘카 등을 서울시 공유기업으로 지정하고 공영주차장 50% 할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업계 1, 2위인 쏘카와 그린카 가입자수는 지난 2월 기준 약 760만명이다.

회원 가입과 운전면허 확인, 신용카드 등록 등 이용에 필요한 절차를 마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5분도 채 안됐다. 가장 저렴한 차종으로 4시간 가량 이용하는데 필요한 요금은 2만5000원 정도. 아이 둘에 짐까지 있는 엄마에겐 택시보다 매력적이다. 요즘은 월정액을 내면 모든 차량을 언제든지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정기패스도 나왔다.

다만 같은 장소에서 대여와 반납이 이뤄지는 서비스가 아닌 원하는 위치로 이동해서 그 근처에 반납하는 편도 서비스는 매우 비싼 편이라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 반납존 지정장소도 공항 주변이나 주요 기차역에 한정돼 아직까지는 나눔카는 여행이나 출장 등에서 이용하기 더 편리하다는 생각이다.

서울시민 절반 공유서비스 이용…만족도 높지만 인지도는 ‘아직’

며칠간 서울시내 공유서비스를 단편적으로나마 이용해 본 총평은 `생각보단 만족스럽지만 아직 2% 아쉽다`는 수준. 공유오피스나 따릉이 등 각각 서비스는 제대로 알고 이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나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었다. 그러나 다양한 공유정보를 그 때 그 때 검색해 찾기는 어려웠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유플랫폼 `공유허브` 내 지도 검색이 있지만 구체적 정보검색 기능은 아직 미흡하다.

실제 서울시가 지난해 말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 공유정책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서울시 공유정책 및 서비스를 1년 동안 하나라도 이용해 본 시민 비율은 55.4%로 나타났다. 그 중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이용률이 38.9%로 가장 높았다. 공유도시 정책에 대한 시민 인지도는 59.6%를 보인 한편 개별 사업 만족도는 따릉이(93.9%), 나눔카(91%), 아이옷·장난감 공유(90.9%)로 평균 85%를 상회했다. 공유정책을 상세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막상 이용해보면 만족스러운 평가가 많다는 얘기다.

다만 공유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유로는 △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장소가 불편해서(35.9%) △홍보 부족(25.2%) △이용 절차 및 방법이 복잡하고 어려워서(24.6%) 등을 꼽았다. 운용주체들이 새겨 들을 만한 불평이다.

서울시 공유도시 정책 서비스 인지도 (단위=%, 표=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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