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타임지 100인 선정…틸다 스윈튼 "세계가 그를 따라잡아야" [종합]

  • 등록 2020-09-23 오후 12:51:51

    수정 2020-09-23 오후 2:09:47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됐다. 특히 봉준호 감독에 대한 소개글을 영화 ‘설국열차’, ‘옥자’ 등에 출연하며 각별한 인연을 쌓은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이 작성해 눈길을 끌었다.

(왼쪽부터)봉준호 감독, 틸다 스윈튼. (사진=이데일리 DB)
타임지는 23일(한국시간) 오전 11시 ‘2020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을 발표하며 봉준호 감독을 소개한 틸다 스윈튼의 글을 실었다.

틸다 스윈튼은 이 글에서 “한국어에는 나이 든 남성을 지칭하는 ‘아저씨’란 단어가 있다”고 운을 떼며 “어떤 특정한 시대의 가족 사진들을 살펴 보면 연석 위에 한 발을 올려두고 엉덩이 위에 손을 올려둔 채 멈춰 서 있는, 평온한 눈으로 먼 곳을 응시하는 듯한 표정의 한국의 아빠 ‘아저씨’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의 모습은 확고하고도 초연하며 어떤 면에서는 동시에 영웅적이기까지 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봉준호와 나는 우리가 ‘아저씨 포즈’라고 부르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웃기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수줍음에서 비롯된 이 포즈를 모든 참가자들을 그저 낡은 뜨개질 니트 모델에 지나지 않아 보이게 만들어버리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칸 그랑 팔레의 위대한 계단 등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포함해 지난 10년 간 우리는 수없이 많은 아저씨 포즈들을 기록해왔다”며 “지난 1월 소품 의자에 쐐기를 박고 기대어 서 있던(혹은 의자에 종속된 듯한) 봉 감독의 아저씨 포즈 사진이 신문 가판대 위에 꽂힌 베니티페어 표지를 웅대히 장식했다”고도 회상했다.

‘베니티 페어’ 잡지 표지를 장식한 봉준호 감독. (사진=베니티 페어)
틸다 스윈튼은 봉준호에 대해 “이 사람은 올해 통틀어 새로운 태양과 같은 열정적인 영화계의 선구자로 떠오른 영화제작자”라며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고도로 숙련돼 있으며, 탁월히 읽히고, 풍부하고 경건하지 않으며, 자기 주도적이며 매우 낭만적이다. 터무니없는 탐욕스러운 기쁨이 느껴지면서 고도로 원칙적이기도 하고 정밀히 조정돼 있으며 마지막까지 인정이 많은. 그의 영화는 항상 이 모든 것들이 있었다. 이젠 세계가 이를 따라잡을 때가 온 것 같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 “그는 속물근성이나 냉소주의를 단 한 방울도 품지 않으면서 궁극의 정교함을 지닌 열렬한 영화 팬보이”라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영화라는 장르에 적합한 사람이다. 사람은 어떻냐고? 다정하고 충성스럽고 즐거우며 아늑하고 장난스럽고 성실한, 특히 술 마실 땐 유쾌하고 치열히 가족적인, 영광스럽게 어리석고 틀림없이 친절한. 즉 다이아몬드”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개봉한 ‘기생충’으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아카데미시상식 수상은 ‘기생충’이 역대 한국영화를 통틀어 최초였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컸다.

한편 이번 명단에는 K-방역의 성공을 이끈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포함됐다.

2004년부터 발표해온 타임 100인은 올해로 17년째를 맞이했다. 올해는 미국 ABC에서 타임에 실린 100명을 한명씩 소개하는 내용의 특별프로그램을 방송할 예정이다.

영화 ‘기생충’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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