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View] '진입장벽'을 낮춰야 하는 이유

  • 등록 2022-09-23 오전 6:30:00

    수정 2022-09-23 오전 6:30:00

[라정주 (재)파이터치연구원장] 현 정부의 가장 큰 시급한 과제중 하나는 규제 개혁이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면 경제성장률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많이 창출할 수 있다는 논리에 기반을 둔다.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가와 비교해볼 때 규제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규제 개혁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8년 통계에 따르면, 시장의 규제수준을 나타내는 시장규제지표 값이 우리나라의 경우 1.71점으로 35개 국가 중 3위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1998년에개발한 지표로 0점부터 6점 값을 가지며 클수록 시장규제정도가 심하다는 의미이다. 1위는 터키로 2.28점을 기록했고, 최하위는 영국으로 0.78점을 얻었다.

시장규제지표는 정부관여를 통해 발생되는 왜곡 부문과 국내외 진입장벽 부문으로 나눈다. 우리나라는 전자의 경우 1.69점으로 13위, 후자는 1.72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국내외 진입장벽이 더 문제라는 얘기다.

국내외 진입장벽지표중 ‘창업 시 행정적 부담’은 1.09점으로 16위를 기록, 그다지 나쁘지는 않았다. 문제는 ‘서비스 및 네트워크 부문 진입장벽’과 ‘무역 및 투자 장벽’이었는데 각각 2.59점, 1.49점으로 모두 2위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과 관련된 서비스 및 네트워크 부문 진입장벽 문제는 기존 진입자의 저항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소매업, 전문서비스업, 운송업, 이동통신사업 등에서 기존 진입자의 강력한 저항으로 신사업이 좌절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되고 있는 게 그 예다. 기존 진입자는 경쟁이 활성화될 경우 시장에서 도태될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진입장벽을 낮춰 경쟁을 촉진하면, 오히려 ‘메기 효과’로 기존 진입자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메기와 같은 경쟁자가 출현하면, 기존 진입자의 잠재능력이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기 효과는 저명한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08년에 세계적인 저널 ‘Journal of Economic Growth’(경제성장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진입비용이 1인당 국민총소득의 80% 수준까지 증가 시 총요소생산성(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모든 생산요소들의 종합적 생산성)과 근로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22%, 2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진입장벽을 낮추면 메기효과로 경쟁이 가속화돼 생산성이 증가한다는 얘기다.

진입장벽을 낮춰 시장 진입자를 증가시키면, 생산성뿐만 아니라 상품도 보다 다양해진다. 2012년 세계 톱 저널인 ‘Journal of Political Economy’(정치경제학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진입장벽이 낮아져 시장 진입자가 늘어나면 상품의 다양성이 늘고 그 결과 총생산량이 늘어 GDP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정부 들어 대내외 여건이 매우 좋지 않다. 외부 여건은 통제하기가 어렵더라도 내부 여건은 자체 조절이 가능하다. 앞선 자료에서 알 수 있듯 규제 중에서도 진입규제 개혁이 시급하다. 기존 진입자의 저항을 타개하는 것이 정부에 주어진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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