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현, ADT캡스 챔피언십 역전 우승..'처음'의 압박을 떨쳐냈다

  • 등록 2015-11-08 오후 3:39:19

    수정 2015-11-08 오후 3:51:06

오지현이 8일 열린 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5번홀에서 파 세이브를 한 후 인사하고 있다.(사진=KLPGA)
[부산=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처음’은 설렘이다. 그리고 아직 겪어보지 못한 터라 부담이 크다. 골프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경험이 없다면 넘기 어려운 벽이 바로 ‘처음’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막내 골퍼 오지현(19·KB금융그룹)이 첫 우승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냈다. “챔피언 조는 처음이라 긴장된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선배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평생 잊히지 않을 선물을 받았다.

KLPGA 투어 2년 차를 보내고 있는 오지현은 8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파72·6591야드)에서 열린 ADT캡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해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낸 오지현은 하민송(19·롯데), 김보경(29·요진건설·이상 8언더파 208타)을 6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2년을 기다린 끝에 이뤄낸 값진 첫 우승이다. 지난해 KLPGA 투어에 입문한 오지현은 혹독한 데뷔 해를 보내면서 시드전까지 몰렸다가 4위로 올해 정규 투어 출전권을 다시 획득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오지현은 올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투어에 복귀했다. 골프를 접을 생각도 했다. 오지현은 “지옥의 레이스인 시드전은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만약 올해도 가게 되면 골프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 요령 피우지 않고 진짜 이를 악물고 쳤다”며 올 시즌을 돌아봤다.

독해진 만큼 성적도 따라왔다. 올해 출전한 25개 대회에서 톱10에 7차례나 들었다. 하반기가 시작하기 전에 이미 상금 1억원을 넘기면서 첫 번째 목표였던 시드 걱정도 날려 보냈다. 마음이 홀가분해진 오지현은 우승을 기다렸다. 시즌 막바지에 그것도 마지막 날 대역전극을 펼치며 우승컵에 진한 입맞춤을 했다.

선두에 1타 뒤진 2위로 최종라운드를 맞았지만 오지현이 우승할 거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올해 3승을 거둔 실력자 고진영(20·넵스)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아 보였고,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에게 가해지는 압박감이 가볍지 않기 때문이었다. 또한 프로 데뷔 후 첫 챔피언 조에서 경기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게다가 비까지 내려 경기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3번홀(파3)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오른 오지현은 7번홀부터 10번홀까지 4개 홀에서 연속으로 버디를 솎아내며 고진영을 5타 차까지 몰아붙였다. 10번홀(파4)에서 잡아낸 버디가 압권이었다. 고진영은 이 홀에서 티샷 OB를 범해 보기를 적어냈다. 반면 오지현은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여 승부에 쐐기를 박는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궜다. 8개 홀이 남았지만 사실상 재역전을 불가능해 보였다.

고진영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난 사이 하민송이 8타를 줄이고 김보경이 6언더파를 몰아쳤지만 오지현을 위협하긴 역부족이었다. 2위권과 5타까지 격차가 벌어지자 마음이 편해진 오지현의 샷은 더욱 단단해졌다. 큰 위기 없이 파 행진을 벌이다가 15번홀(파3)과 17번홀(파4)에서 우승을 자축하듯 버디를 추가했다. 18번홀에서 우승 퍼트를 마친 오지현은 동료들과 함께 첫 우승 순간을 만끽했다.

오지현은 “비가 오는 날 자신이 있기 때문에 솔직히 비를 기다렸다”며 “첫 우승에 대한 욕심보다는 내 플레이만 하자는 생각으로 18홀 경기를 치렀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단독 선두로 출발한 고진영은 2타를 잃어 공동 4위(6언더파 210타)로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안신애(25·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도 공동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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