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기도 빠듯한데, 육아·주거 걱정"…비혼 남녀들의 속내

진선미 여가부 장관, 2030 비혼남녀들과 간담회
"결혼·이혼 편견 사라졌으면…결혼적령기는 없다"
"주거·육아 걱정 커…공동체가 주는 안정감은 필요"
  • 등록 2019-04-24 오전 7:00:00

    수정 2019-04-24 오전 7:07:03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23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카페에서 20~30대 비혼 청년들을 만나 결혼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사진=여성가족부)


[이데일리 송이라 최정훈 기자] “결혼적령기라는 단어에 휩쓸리고 싶지 않습니다. 사회적 편견보다 개인들의 의사가 더 중요해지고 결혼과 이혼이 자유로운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심리적 안정감을 위한 공동체 조성과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2030 비혼남녀들의 속내는 ‘나는 결혼을 하지 않겠다’가 아니었다. 때가 됐으니 등 떠밀려 하는 결혼과 그에 따르는 육아, 주거, 성차별적 관계 등 각종 부담을 떠안는 게 싫어 혼자를 택했다. 이들은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정상가족’ 아닌 개인의사가 존중되는 모든 형태의 관계에 대해 인정해주는 사회를 바랐다.

여성가족부가 23일 저녁 서울 홍대 인근 카페에서 ‘다양한 가족과 만나는 릴레이 간담회’에서 2030 비혼남녀들은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다양한 이유에 대해 담담히 털어놨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1인가구가 늘어나고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가족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젊은 세대들에게서 결혼이란 어떤 의미인지 들어보고 필요한 정책이나 제도 개선점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 세대들이 당장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했다. 주거 등 경제적 어려움과 성차별적 관계, 육아에 대한 부담이 주로 작용했다.

공공기관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김모씨는 “최저임금을 받고 생활하는 상황에서 나도 우리 부모님처럼 결혼해 자식을 낳고 아이가 클 때까지 경제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육아의 어려움, 결혼으로 맺어지는 관계 속에서 오는 주변의 문제들을 보면서 결혼에 대한 공포감이 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제적 이유보다는 감정적 이유가 더 크다. 차라리 혼자 행복하게 사는 편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30대 여성 정샛별씨도 “주변에서 결혼한 사람들에게서 아기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유치원도 보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억압으로 느껴진다”며 “출산휴가를 쓸 수 있지만 (육아로 인해 발생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다”고 토로했다.

20대 초반 여성 심미섭씨는 “결혼하면 당연히 이뤄지는 가족관계 속에서 출산, 명절참여 등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감정노동에 체화돼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남성들은 주로 주거에 대한 어려움을 꼽았다. 신경용씨는 “결혼의 1차적 문제는 주거라고 생각한다”며 “교제하고 있는 친구는 있지만, 물질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아 결혼을 구체화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공통적으로 때가 되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결혼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IT스타트업에 재직 중인 30대 남성 김규민씨는 “이혼을 하고 싶어도 사회적 압박이나 제도적 어려움 때문에 의사와는 무관하게 억지로 참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며 “결혼이나 이혼에 대해 자유로운 개인의사가 존중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혼의 대안으로 공동체 조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심미섭씨는 “좁은 원룸에서 오랫동안 자취하는 것보다 친구 3~4명이 집을 공유해 거실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은 수요가 있지만, 이런 집은 구하기가 어렵고 대출도 잘 안된다”며 “원룸은 전세자금대출이 지원이 가능하지만 이런 집들은 정책지원에서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30대 후반 여성 정현아씨는 “과거에는 결혼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공동체주택(쉐어하우스)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산 후로는 생각이 달라졌다”며 “결혼이 아닌 다양한 공동체의 삶도 지원해주는 방안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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