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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판 뒤흔드는 네이버 VS 엔씨… ‘K콘텐츠’ 두고 격돌

네이버·엔씨, 엔터계 큰 손으로 자리매김
네이버는 빅히트·YG… 엔씨는 CJ 손잡아
플랫폼·기술력에 엔터 콘텐츠 '이종결합'
커지는 엔터판… '부익부 빈익빈' 우려도
  • 등록 2021-01-28 오후 2:29:15

    수정 2021-01-28 오후 2:29:15

위버스(왼쪽)와 유니버스(사진=빅히트·엔씨)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K콘텐츠 주도권을 잡아라.’

‘IT 기업’ 네이버와 엔씨소프트가 엔터판을 뒤흔들고 있다. 네이버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비엔엑스에 대대적 투자를 결정, 브이라이브와 위버스를 통합해 팬 플랫폼 강화에 나선다. 이에 앞서 엔씨는 자회사 클렙을 설립하고 팬 플랫폼 ‘유니버스’를 론칭해 엔터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IT 기술력과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살려 ‘K팝 콘텐츠’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부를 내걸고 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와 네이버는 엔터 플랫폼 사업과 관련해 경쟁보단 협력을 택한 것”이라며 “글로벌 톱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을 앵커 콘텐츠로 보유한 위버스와 글로벌 라이브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진 브이라이브는 향후 통합과정을 거쳐 글로벌 최대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빅히트·YG ‘위버스로 K팝 통합’

IT 기업과 엔터기업이 연이어 손을 잡는 이유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그에 따른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IT 기업은 막강한 자금력과 함께 플랫폼과 최첨단 IT 기술을 보유했고, 엔터기업은 아티스트 IP(지적재산권) 등 무궁무진한 콘텐츠와 확고한 수요층(팬덤)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매력적인 협업 상대로 손꼽힌다.

네이버는 플랫폼 기업으로 업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그중 2015년 출시된 ‘브이라이브’는 K팝 아티스트 중심으로 동영상(온라인 공연 포함)을 유통하는 서비스와 MD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커머스가 결합된 플랫폼으로,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의 팬 커뮤니티인 ‘팬십’ 서비스를 브이라이브로 이관하기로 하면서 ‘팬 플랫폼’으로 몸집을 불렸다.

이후 네이버는 27일 빅히트 자회사인 비엔엑스에 49% 지분(4118억원 규모)을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네이버·빅히트’라는 동맹을 구축했다. 자회사 비엔엑스를 통해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하는 빅히트는 네이버와 협력해 양사의 위버스와 브이라이브의 사용자, 콘텐츠, 서비스 등을 통합한 새로운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다. 그동안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오랜 기간 동안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빅히트가 사업을 주도하고, 네이버는 기술 역량에 주력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이라이브와 위버스의 MAU(월평균 순 이용자수)는 각각 3000만명, 470만명으로 이들이 한 곳에서 영상을 보고 커머스를 소비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으로 거듭난 것”이라며 “단순 트래픽의 합산을 넘어 위버스에서 구현하지 못했던 네이버의 기술력이 통합된다는 점에서 마케팅이 훨씬 더 용이하게 될 것이고 상당한 제작비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의 기술력이 어떻게 적용될지도 관심사다. 대표적인 예로 네이버는 자회사 네이버제트를 통해 ‘증강현실 아타바 앱’ 제페토를 운영 중이다. 제페토는 이용자 수 2억명을 보유한 가상세계 플랫폼으로, K팝 열풍을 타고 급증한 해외 이용자 점유율만 90%에 육박한다. 통합 위버스 플랫폼에 제페토의 기술력까지 더해진다면 동영상, 커머스, 커뮤니티 그리고 온라인 공연, 가상세계까지 모두 아우르는 ‘멀티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위버스로의 K팝 통합이 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엔씨, CJ·중소기획사와 함께 ‘유니버스’

네이버의 대항마로는 엔씨소프트가 손꼽힌다. 엔씨는 자회사 클렙을 설립하고 팬 플랫폼 ‘유니버스’를 오늘(28일) 출시하며 K팝 시장에 본격 뛰어 들었다.

엔씨는 ‘유니버스’ 론칭을 위해 지난해 7월 8억원을 투자해 자회사 클렙을 설립했다. ‘유니버스’는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올인원 플랫폼이다. 가수 강다니엘, 그룹 아이즈원, 몬스타엑스, (여자)아이들 등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글로벌 K팝 스타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유니버스’는 사전예약으로만 무려 400만명을 끌어모으는 저력을 발휘했다.

빅히트 ‘위버스’와 네이버 ‘브이라이브’가 SM·JYP·YG·빅히트 등 엔터 빅4를 중심으로 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보유했다면, 엔씨 ‘유니버스’는 빅4를 제외한 강소기획사를 집중 공략했다. 또 AI, 모션 캡처, 캐릭터 스캔 등 최첨단 IT 기술과 안정적인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니버스는 CJ ENM 소속, CJ ENM 오디션 프로젝트 출신, 카카오 계열 기획사 소속, 기타 군소 기획사 소속 등 다양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구축했다”며 “유니버스는 CJ와 카카오 계열을 포섭한 후 군소 기획사까지 빅히트나 네이버로 가기 전 편입하려는 전략을 세워왔다”고 분석했다.

엔씨는 자회사 클렙과는 별도로 CJ ENM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콘텐츠 사업을 확장한다. 엔씨는 ‘리니지’ 시리즈 등 인기 온라인 게임을 다수 운영하며 ‘플랫폼’과 ‘최첨단 IT 기술’ 노하우가 축적돼 있는 기업이다. CJ ENM은 다수의 K팝 아티스트 라인업과 함께 음악, 예능,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 능력을 보유한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이다. 엔씨와 CJ ENM의 첫 합작 프로젝트는 한중일 걸그룹 오디션 ‘걸스 플래닛’이다. 엔씨의 ‘유니버스’가 ‘걸스 플래닛’의 파트너로서 공식 플랫폼을 운영, 데뷔 그룹 선발을 위한 글로벌 투표뿐 아니라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와 글로벌 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엔씨소프트 플랫폼(유니버스) 및 IT 기반기술에 CJ ENM 콘텐츠 역량이 결합 돼 시너지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CJ ENM 아티스트의 유니버스 입점 및 캐릭터화를 통한 콘텐츠 제작, 양사 합작 아이돌 추진, 엔씨소프트 보유 게임 IP를 활용한 드라마화를 비롯한 실사화 콘텐츠 제작 등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앞서 CJ ENM은 네이버와도 6000억원 규모의 상호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한 관계자는 “CJ ENM은 네이버와는 웹툰·웹소설 IP를 활용한 드라마 제작 분야에서 협업을, 엔씨와는 오디션 프로젝트를 비롯해 K팝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협업 등을 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플랫폼·기술력 성패… 네이버·엔씨 2강 구도 주목

IT 기업과 엔터기업이 끈끈한 혈맹을 맺으면서 향후 업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이 쏠린다.

가장 두드러질 변화는 ‘콘텐츠’의 변화다. 음악, 영상 등 1차 콘텐츠들은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MR(혼합현실) 등 기술이 더해지면서 2차, 3차 콘텐츠로 재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콘텐츠들은 특정 플랫폼을 통해서만 독점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예로 네이버 제페토에서는 아바타로 재탄생한 스타들의 집에 방문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사진도 찍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유니버스에서는 주요 기능 중 하나인 ‘AI 보이스’ 기능을 활용하면 스타와 실제로 전화통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 ‘스튜디오’의 캐릭터 스캔과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하면 스타들의 캐릭터를 꾸미고 뮤직비디오도 제작할 수 있다. 이처럼 기술이 더해진 새로운 콘텐츠, 콘텐츠의 재생산을 통한 2차, 3차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新 콘텐츠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활동 반경이 이동한 만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공간, 가상세계가 엔터사들의 주요 활동 거점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플랫폼과 기술 융합이 ‘성공’의 큰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플랫폼을 보유한 네이버와 엔씨를 주축으로 엔터계가 2강 구도로 재편될 지도 지켜볼 일이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과거 기획사들이 음원, 음반, 콘서트 제작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접근성이 좋은 플랫폼에서 새로운 콘텐츠로 팬들을 끌어모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얼마나 좋은 플랫폼과 기술력을 보유했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대적인 투자나 기술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규모 엔터들은 경쟁력이 더욱 떨어질 것”이라며 “그로 인해 엔터계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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