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엄살? 이번엔 보다 현실적이다

  • 등록 2014-07-31 오후 12:21:52

    수정 2014-07-31 오후 12:21:52

류중일 삼성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삼성은 30일 대구 LG전서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9회말 채태인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9-8로 승리했다. 시즌 56승째를 거두며 패전 수(28패)의 딱 2배를 만들었다. 2위 넥센이 전반기 막판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는 하지만 승차는 여전히 5경기나 난다. 일찌감치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통합 4연패를 말하고 있다.

하지만 류중일 삼성 감독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일단 승.패차 +30(현재 +28)을 만드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지나친 몸 조심처럼 느낄 수도 있다.

물론 역대 모든 1위 팀 감독들도 언제나 “끝날 때 까진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녹음기 처럼 반복해 왔다.

그러나 류 감독의 고민은 보다 현실적이다. 위협을 느끼는 강도가 이전 어느 해 보다 세다. 엄살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실제 고민의 무게가 이전 보다 훨씬 무거워 진 것 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삼성은 그 어느 팀 보다 고른 전력을 갖고 있다. 페넌트레이스를 운영하는데 있어 큰 힘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전력이 다소 약해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가장 짜임새 있는 팀이다. 4번 타자 최형우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후반기서 7승1패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것이 그 증거다.

하지만 1대1로 붙었을 때 이기는 카드가 많은지에 대해선 자신감이 좀 떨어지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개인의 힘이 이전만 못한 탓이다. 가장 잘 하던 야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마무리 임창용은 30일 경기서도 손주인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블론 세이브를 했다. 벌써 7블론. A급 마무리의 마지노선이라는 5블론 기록을 이미 넘었다.

오승환이라는 확실한 마무리를 갖고 있던 삼성은 그를 축으로 완벽한 불펜을 구성했다. 특급 에이스 없이도 3연패를 할 수 있었던 이유다. 임창용은 여전히 좋은 투수지만 세월의 힘 앞에선 조금씩 한계를 보이고 있다.

수학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져도 공식과 패턴만 잘 외우면 나름의 성적은 낼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응용에 들어가도 ‘수학 암기파’들은 좌절하게 된다. 늘 경기를 풀어가던 패턴에서 변화가 온 삼성 역시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팀도 만만치 않은 올 시즌 판도도 고민의 대상이다. 모든 팀 들이 한 방을 갖고 있다. 하위팀이라도 에이스가 나오는 날은 된통 당할 수 있다. 일명 고추가루 부대의 위력이 그 어느 해 보다 강해진 올 시즌이다.

류 감독은 “LG가 시즌 중 정비를 마치고 올라오는 것 보라. 그만큼 전력차가 줄어든 것이다. 올해는 하위팀도 다들 카운터 펀치가 있다. 우리와 붙을 때 투수 로테이션이 좋을 때 만나면 당할 수 있다. 모든 경기에 전력을 기울이는 수 밖에 없다”며 “솔직히 작년까진 잡고 가는 시리즈가 있었다. 올해는 누가 나와도 상관 없던 때 와 다르다”고 경계의 이유를 설명했다.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다. 고른 전력은 긴 시즌 운영에 힘이 되지만 단기전은 다르다. 빼어난 개인 몇몇이 판세를 바꿀 수도 있다.

삼성 한 코치는 “최대한 빨리 정규시즌 우승을 하는 방법 밖에 없다. 개인기가 뛰어난 팀이 올라올 것에 대비해 체력을 비축하고 전술도 가다듬을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의 앓는 소리는 괜한 엄살이 아닌 것 만은 분명하다. 틈을 보이는 순간, 도전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남은 경기의 포인트는 삼성 우승이 아니라 언제 우승할까에 맞추는 것이 좋을 듯 싶다. 그 시기가 늦춰질 수록 삼성의 준비도 약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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