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깬 임은주 단장 "내 자신감은 경험...일로 평가받겠다"(인터뷰)

  • 등록 2019-01-25 오전 8:17:03

    수정 2019-01-25 오전 8:36:23

임은주 신임 키움히어로즈 단장. 사진=키움히어로즈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여성이라고 특별할 것은 없다. 일하는만큼 평가받으면 된다”

여성으로서 사상 첫 프로야구 구단을 이끌게 된 임은주(53) 신임 키움히어로즈 단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구단에 정식 출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팀 상황을 대부분 파악했을 정도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임 단장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굳건하게 구단을 이끌어줄 인물을 찾는 과정에서 내게 단장직 제안을 했다고 한다”며 “사정이 어려운 축구단에 있다가 야구단에 와보니 프런트 분업화가 너무 잘 돼있고 스카우트나 선수 육성 시스템도 훌륭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 선수들이 후배 선수들의 롤모델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며 “퓨처스리그(KBO 2군리그) 선수들도 (1군으로) 올라올 수 있다는 동기 부여가 잘 돼 있다”며 “선수들을 케어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임 단장은 프로야구 출범 후 38년 만에 ‘유리 천장’(여성의 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깨뜨렸다. 그는 이미 그전에도 여러 ‘최초’ 기록을 만들었던 주인공이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던 임 단장은 1997년 한국 여성으로는 처음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심판이 됐다.

1999년에는 미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주심을 맡았다. 남녀를 통틀어 한국 심판이 월드컵 무대에서 주심으로 휘슬을 분 것은 임 단장이 처음이었다. 1999년에는 여성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프로축구(K리그) 전임주심이 됐다. 2005년에는 아시아 여성 심판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심판위원으로 선임됐다.

2013년에는 프로축구 K리그 강원 FC의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국내 프로축구 사상 여성이 구단 수장이 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2017년 2월에는 K리그2(2부리그) FC 안양 대표이사에 부임해 지난해까지 팀을 이끌었다.

“구단을 맡는 것이 이번이 세 번째다. (키움히어로즈로부터)제안을 받고 일주일을 고민했다. 축구에서 쌓아온 것이 있는데 야구로 종목을 바꾸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프로축구에서 어려운 시도민 구단에 있을 때 히어로즈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임 단장의 히어로즈행은 파격적이다. 여성이 프로야구 구단 최고위직을 맡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보다 역사가 훨씬 오래된 미국·일본에서도 유례가 없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여성 부단장은 있었지만 단장은 아직 허용하지 않았다.

임 단장은 ‘최초의 여성단장’이라는 수식어에 대해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성별이 아닌 능력으로 인정받겠다는 의지가 뚜렷했다. 임 단장은 “어떤 변화가 올지 팬들이 지켜봐 주면 좋겠다”면서 “내 자신감은 경력과 경험이다”고 단언했다. 이어 “나는 이미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4개나 가지고 있다”며 “야구라고 다르지 않다. 최초의 여자라는 말은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히어로즈의 독특한 시스템에 매료됐다. 히어로즈는 모기업 없이 각종 스폰서십 계약을 통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구단이다. 재정 안정성 문제가 늘 뒤따르지만 다르게 보면 그만큼 눈치 안 보고 소신 있게 이끌어갈 수 있다. 실제 히어로즈는 그들만의 독자적이고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해 적은 예산에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임 단장은 “내가 가지고 있는 철학은 항상 같다. 경기력이 좋아야 관중이 모이고 스폰서가 모인다는 것이다”며 “그전 프로축구 강원FC와 FC안양은 재정적으로 너무 열악했다. 구단 빚을 갚고 선수들 연봉을 제대로 주는 것이 목표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히어로즈는 다르다. 선수들이 제대로 훈련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 선수들은 우승이 목표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 용어 등은 더 공부해야겠지만 빨리 적응할 자신이 있다. 일단 구단 직원들의 얘기를 많이 들을 생각이다.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뒤에서 최선을 다해 밀어주겠다. 좋은 환경에서 운동에 전념하도록 어려운 부분을 해결해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국제심판 시절 임은주 단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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