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의 시대이자 불확실성의 시대
이데일리가 100명의 PB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0명의 PB들이 3개월 후에도 코스피지수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미 코스피 주시는 코로나 이전 상황을 회복한 상황이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2133.48을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1월 2일 종가 2175.17과 비교하면 1.91% 하락한 수준에 불과하다. 개인투자자들은 적극적인 매수 흐름을 보였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0.50%로 내려가는 초저금리 시대가 되자 적금까지 해지하며 주식시장에 몰려들었다.
하지만 PB들은 코로나 2차 확산 우려와 기업들의 실적 부진 가능성 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북한의 도발까지 불안감을 키운다. 유동성의 힘으로 주식시장에 돈이 몰렸지만, 추가적인 상승 동력은 부족할 수 있다는 게 PB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PB들은 주식에 투자하되 안정성을 함께 추구하는 ‘바벨 전략’을 이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경석 신한은행 PWM 태평로센터 PB팀장 역시 “이제 지수에 투자하는 것은 제한적으로 해야 하고 종목을 통해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면서 “분할매수, 분할매도 방식을 추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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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잃은 유동성…성장 스토리에 쏠린다
PB들은 바이오, IT 등 신성장 관련주 투자를 추천하는 이들이 40명에 달했다. 상승할만한 재료가 없는 시장인 만큼, 특허나 백신 등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서 몸집이 큰 제조업체나 해외 비중이 높은 수출업체들은 이미 실적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황정하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부장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한다 해도 바이오주의 경우 수혜를 받을 수 있다”며 “결국 주식도 부동산처럼 오르는 곳이 계속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국내 주식보다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선진국 주식 직접투자에 나서보라고 조언하는 PB들(25명)도 있었다. 코스닥의 경우 올해 최저점과 대비했을 때 72.2% 상승했지만, 다우존스 산업지수의 경우 지난 3월23일 최저점(1만8213.65)을 기록한 후 현재 43.4% 오른 상태다. 오경석 PB팀장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전 세계 증시에서 회복이 제일 빨랐지만, 지금은 가격이 비싼 상황이 됐다”면서 “반면 미국은 제재를 풀며 투자를 활성화하는 분위기라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주식투자의 경우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형 우량주를 추천하는 PB(24명)도 적지 않았다.
다만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국 주식 직접투자를 권유하는 PB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아직은 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위험성이 크게 뒤따르는 투자는 하지 말라는 뜻이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1일~15일까지 닷새간 이뤄졌다. 은행(신한·우리·하나·NH농협·씨티·SC제일) 6곳, 보험사(교보생명·농협생명·삼성생명·신한생명·한화생명·ABL생명) 6곳, 증권사(대신·미래·삼성·한국투자·KB)에 소속된 100명의 PB가 조사에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