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배우·스태프 조합 만들고 예술인 고용보험 현실화 절실

[뮤지컬 임금체불 악순환]③
공연 관계자들이 말하는 해결책
복지혜택·권익보호 위한 법적 제도 마련
제작사 공연장 대관심사 더 엄격해야
  • 등록 2020-03-30 오전 5:25:00

    수정 2020-03-30 오전 5:2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해 10월 제작사 대표의 갑작스러운 잠적으로 지역 공연이 취소됐던 뮤지컬 ‘친정엄마’의 참여 배우, 스태프들은 미지급된 임금 중 8400만원을 보전받았다. 고용노동부로부터 체불임금확인서를 발급받는 방식이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장 임금체불 피해를 입은 뮤지컬배우, 스태프라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예술인 신문고’를 통해 예술인에 대한 수익배분 거부, 지연, 제한에 대한 법률상담 및 소송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이 있지만 배우, 스태프들이 법적 소송을 선택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과 소요되는 비용 등이 만만치 않아서다. 2011년 임금체불 문제가 불거졌던 뮤지컬 ‘코요테 어글리’의 경우 배우들이 제작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재기해 승소했다. 그러나 제작사 대표가 이미 미국으로 도망간 뒤였기에 돌려 받은 돈은 수십 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법적·제도적 차원에서의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가 추진 중인 ‘예술인 권리보장법’ 내에 포함돼 있는 예술인 고용보험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유리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예술인 고용보험 제도가 빨리 현실화하고 뮤지컬 개인 종사자들도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활동증명 신청에 많이 참여해서 예술인 복지 혜택과 권익보호의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뮤지컬협회도 임금체불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이유리 이사장은 “협회에도 임금체불 문제와 관련한 민원이 굉장히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사회 등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있는 제작사가 공연을 올리지 못하도록 공연계의 자체적인 정화 시스템의 필요성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공연장이 대관 심사를 보다 엄격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뮤지컬 제작사 대표는 “제작사의 작품 제작 이력을 통해 위험 요소가 있는 제작사를 거를 수 있는 능력이 공연장마다 있을 것”이라며 “투자 보증서 확인 등 보다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문제가 있는 제작사에 대관 기회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로드웨이처럼 배우, 스태프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조합을 만들 필요성도 제기된다. 지혜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배우, 스태프들이 모인 조합이 있다면 제작사에 맞서 더욱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 교수는 “최근 임금체불 문제가 불거진 공연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제작비가 다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연을 올린 것”이라며 “100% 투자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는 공연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말 임금체불 문제로 공연을 중단한 뮤지컬 ‘위윌락유’의 한 장면(사진=엠에스콘텐츠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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