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무역적자 반복 피하려면

반도체 가격 회복에 힘입어
올해 무역흑자 전망되지만,
가격 따라 적자 반복될수도
대중 중간재 수출구조 한계,
전략 우위 소재 집중 육성해야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 등록 2024-03-22 오전 6:15:00

    수정 2024-03-22 오전 6:15:00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104억 달러 적자로 2022년 478억 달러 적자에 비해 그 폭이 대폭 감소했다. 올해는 반도체 가격의 회복에 힘입어 무역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무역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대규모 무역적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증가 둔화로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무역수지는 전년 대비 유가가 안정되고, 4분기에 반도체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하면서 적자 규모를 줄여갔다.

국가별로 보면 지난해 대(對)중국 무역적자가 180억 달러에 달하면서 우리나라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대중국 무역적자는 주로 반도체 수출이 2022년 521억 달러에서 지난해 361억 달러로 30.6% 하락한 것에 기인하다. 다행인 것은 지난달 대중국 무역수지가 17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대중국 무역수지가 개선된 것은 반도체 가격 회복과 물량 증가에 기인한다. 금년도 1월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하면서 대중국 수출을 플러스(16.1%)로 전환하도록 했다. 결국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대중국 수출에 좌우되고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우리나라 무역은 언제까지 대중국 반도체 수출에 의존할 것인가. 다행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면서 향후 수년간 한국 무역은 반도체 덕을 톡톡히 볼 전망이다. 그러나 다시 반도체 경기가 악화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또한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통제가 강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은 낙관적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기업은 7나노 반도체 칩을 자체 생산하고 5나노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등 반도체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품을 보면 여타 주요 수출품인 합성수지(2위)와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6위), 비누·치약 및 화장품(11위) 등의 수출도 20% 이상 감소하였다. 중국이 부품, 소재 등 중간재의 국산화에 성과를 내면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히려 정밀화학원료 등 일부 중간재는 대중국 수입이 급증하면서 무역수지를 악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교역구조를 보면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부품, 소재 등 중간재를 수입하여 제삼국에 완제품을 수출해왔다.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대해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가 중국에 부품이나 소재를 수출하고 완제품을 수입하면서 장기간 무역흑자를 기록해왔다. 그러나 한일 교역과 같은 한중 교역구조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1위 수출품인 반도체,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가격 변동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반도체 가격 하락 시 무역적자가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반도체를 대체할 주력 수출품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오랜 기간 우리나라는 석유제품 등 중국의 공급부족 품목에서 상당한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이 대부분 범용제품을 국산화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우위 품목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다수 품목에서 중국을 앞서려고 하기보다는 특화를 통해 중국에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품목을 개발하고 육성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반도체나 이차전지 관련 소재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고급소재에서 여전히 우위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범용소재에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우위를 유지할 소재를 발굴하여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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