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짓밟은 대가, 레고랜드 후 지자체 ‘시한폭탄’ 취급

[33rd SRE]
국내 13개 지자체 보증 대출 1조 701억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시한폭탄’ 취급
재발 방지·신용평가 체계 개선 요구↑
  • 등록 2022-11-16 오전 7:00:00

    수정 2022-11-16 오전 8:11:30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이제는 지방 공사채 신용평가에 도지사 성향 분석까지 해야 하나”

레고랜드 사태 이후 지자체 보증 채권이 시장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취급을 받게 됐다. 정부 보증이면 당연히 안전하다는 믿음이 깨진 영향이다. 국내 13개 지자체가 보증을 선 대출만 1조 701억원.

뒤늦게 나선 정부가 강원도의 채무불이행 시도로 불거진 시장 충격을 수습하려 나섰으나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방 정부 연대보증 관련 신용평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도지사 바뀔 때마다 채무불이행 터질라”…시한폭탄 취급 받는 지자체 보증사업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보증현황을 조사한 결과 13개 지자체가 총 26개 사업에 1조701억원을 보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행안부는 점검 결과와 함께 △지자체 채무보증 사업의 추진 상황 분기별 점검 △관련 사업 지연 규제 발굴 및 해소 △각 지자체에 상환기일을 고려한 여유 재원 확보 및 보증채무 이행 당부 등의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함께 밝혔다. 이밖에 보증채무 사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중앙투자심사를 실시해 부실 사업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시장 달래기에 나섰음에도 불안감은 쉽게 걷히지 않는 양상이다.

한 SRE 자문위원은 “이번 사태로 지자체 선거 결과에 따라 금융계약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심어놓게 됐다. 이번 정부하에서는 그대로 가더라도 다음 선거 때 지자체장이 바뀌면 어떻게 굴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묻지마 신용부여’ 관행 개선 요구 목소리도…독자신용등급 필요성 거론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차체 산하 개발공사 관련 대출 채권에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관행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방정부가 연대보증 대출채권이나 해당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물은 통상 해당 지자체의 신용도에 연계해서 동일한 신용등급을 부여받는다. 그동안 지자체의 보증은 신용평가사들이 ‘묻지 마’ 평가를 하게 할 만큼 그만큼 절대적인 요인이었다. 이로 인해 준비 단계부터 미래가치와 사업성에 대해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도 지방정부 보증물이라는 이유로 최상위 신용등급을 달고 자금을 조달해왔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와 서울신용평가가 레고랜드 사업 관련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A1을 부여한 배경이다.

한 SRE 자문위원은 “지금 지자체 산하 개발공사들이 일반적으로 AA+ 등급을 부여받고 있는데, 그 근거가 대부분 지자체 때문이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그런데 한 번 더 보증을 선다고 해서 관련 채권을 AAA+로 올리는 것이 합당한가. 경제적 실질이 다르지 않음에도 무리하게 근거를 중복해서 높은 신용등급을 줘왔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대안으로 ‘독자신용등급(stand-alone rating)’을 도입할 때라는 주장도 나온다. 독자신용등급이란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보증을 제외한 상태도 따로 평가해 개별 신용등급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체계하에서는 사업성에 대한 평가를 반영한 등급, 지자체 보증을 감안한 등급을 모두 제공해 두 개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게 된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사업성이나 재무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 있어 합리적인 근거를 제공하는게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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