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지 못해 미안해" 뇌병변 딸 살해한 친모 구속영장 기각

  • 등록 2022-05-26 오전 7:25:51

    수정 2022-05-26 오전 7:31:02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30년간 수발을 들어 온 중증 장애인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60대 친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뇌병변 장애를 앓고 있는 30대 딸에게 수면제를 먹여 살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60대 친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5일 오후 인천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김현덕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살인 혐의를 받는 60대 여성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피의자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진술한 점 등을 볼 때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범행 동기와 경위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딸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너무 미안하다. 같이 살지 못해서”라며 울먹였다.

A씨는 지난 23일 오후 4시30분께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수면제를 먹여 30대 딸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자신도 수면제를 먹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6시간 뒤 아파트를 찾아온 30대 아들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뇌병변 1급 중증 장애인인 B씨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앓았으며 최근에는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함께 죽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생계를 위해 타지역을 돌며 일하는 남편과 떨어져 지내면서 30년 넘게 B씨를 돌봤다. 아들이 결혼해 출가하면서부터는 홀로 B씨를 챙겼으며 위탁시설에 딸을 보낼만한 경제적 여력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장애자녀의 돌봄을 온전히 가족에게만 떠맡기는 것은 국가가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족·개인의 책임이라고만 하지 말고 위기에 처한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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