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애가 음주해서 심신미약"...'편의점 숏컷 폭행男' 어머니의 항변

  • 등록 2024-04-13 오전 9:28:10

    수정 2024-04-13 오전 9:28:1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여성을 마구 폭행한 20대 남성 A씨의 가족은 “여성혐오 범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방송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A씨 어머니는 “얼마나 착한 애인 줄 아나?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다시피 했던 앤데, 우리 애는 먹고 살기 힘들어 여성 혐오주의자 그런 것 모른다. 99.9%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분들도 재수 없었고 저도 숨을 못 쉬어서 죽을 지경이고 (A씨) 아빠는 2005년부터 투병 생활하고 있고 형도 공황장애 와서 약 먹고 있고 우리 가정은 삶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해자 되고 싶어서 된 거 아니잖나. 애가 아픔 때문에 음주해서 심신미약이잖나. 왜 아픈 애를 가지고 자꾸 그렇게 하지 마라. 얼마나 마음이 아픈 앤데”라고 했다.

그러나 A씨 친형은 A씨로부터 협박을 받은 사실을 털어놓으며 “가족이 더이상 감당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친형은 “10월 말 정도에 ‘너 오늘 죽어야겠다. 내가 흉기 들고 찾아갈게’ 그러더라. 제가 동생을 신고했고 제 자취방에 피신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이 저지른 폭행 범죄라 생각하지 여성혐오자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생이) 2022년 8월경에 처음으로 병이 발생했다. 워낙 조증이 심했었고 무슨 말을 해도 들으려고 하지 않고 본인 말만 했다”며 “병이 생긴 원인을 찾고 싶었다”고 했다.

A씨의 친구는 “A씨가 남성 직원이 많은 ‘남초’ 회사에 다니면서 무력으로 제압하는 데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듯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A씨와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셨던 지인도 “(A씨가) 처음엔 가정사 얘기하다가 대화 사이에 ‘페미니스트들이 이 세상을 다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며 “저희한텐 분노를 표현 못 하고 사회적으로 약자인 여자나 나이가 있는 아저씨한테 그렇게 하는 등 사람을 가려서 때린 거 아닌가”라고 전했다.

진주시 하대동 편의점 폭행 CCTV 화면(왼쪽), 부상당한 50대 피해자 모습 (사진=연합뉴스)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3단독 김도형 부장판사는 지난 9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사건이 발생한 편의점 주인에게 배상금 250만 원, A씨를 말리다가 폭행당한 50대 남성에게 치료비 및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김 부장판사는 “법무부 병원에서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로 추정되며 현실 검증 능력이 떨어진 상태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신감정 결과를 보냈다”며 “피고인의 범행 경위나 언동, 수법 등이 모두 비상식적인 점을 종합해 심신미약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여성은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50대 남성은 일주일간 병원에 있었으며 이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피해보상이 되지 않고 여러 단체에서 엄벌을 탄원했으나 초범에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4일 밤 12시 10분께 경남 진주시 하대동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20대 여성 B씨를 마구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A씨는 B씨에게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난 남성연대인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A씨는 재판에선 선처를 부탁하며, 범행 당시 술을 많이 마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A씨의 폭행으로 B씨는 청력이 손실됐다.

B씨는 지난달 29일 SNS에 “가해자의 폭행으로 인해 저의 왼쪽 귀는 청신경 손상과 감각신경성 청력 손실을 진단받았다”며 “손실된 청력은 별도의 치료법이 없어 영구적 손상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A씨의 폭행을 말리다 어깨와 이마, 코 부위 등에 골절상을 입은 50대 남성 C씨는 법원에 피고인을 엄벌해달라는 호소문을 제출했다.

C씨는 “사건으로 인해 병원이나 법원 등을 다니게 되면서 회사에 피해를 많이 입혀 퇴사한 상태”라며 생활고 등 정신적, 금전적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게 폭행당하는 B씨가 딸 같아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는 취지로 나선 C씨는 진주시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시는 정부에 의상자 지정을 건의하기도 했다.

한편, 피해자 측은 이날 판결에 반발하며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B씨는 “구형대로 5년을 채우지 못했고 혐오범죄라는 단어가 빠진 게 아쉽다”며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A씨의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 제출과 연대 서명에 나섰던 진주성폭력피해상담소 및 225개 연대단체도 “이번 사건의 원인은 정신질환도 정신장애도 아닌, 피고인이 가지고 있던 여성에 대한 혐오”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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