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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만난 남미희 한빛공인중개사 대표는 약수역 고가도로 철거 이후 주변 시장 분위기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올해 들어서만 인근에 스타벅스 등 커피 전문점 3곳과 식당 등이 입점했다고 남 대표는 전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간에도 약수역 인근 다가구주택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공인중개사 사무실 앞 3층 건물에는 고깃집 개점을 위한 환풍구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 1984년 건설된 약수고가도로가 사라진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일어나고 있는 풍경이다.
‘도시 발전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고가도로가 하나 둘 사라지면서 지역 상권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수십년간 그늘졌던 고가도로 인근 상권에도 볕이 들면서 상가 임대료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가도로 철거에 따른 추가 대책이 뒤따른다면 상권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08년 철거된 광희고가도로와 2012년 사라진 홍제고가도로 주변도 상권이 살아났다. 광희고가 철거 이후 도시 미관 개선과 함께 주차 문제 등이 해소되면서 주변 상가의 임대료와 매매가격이 모두 2배 가량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3.3㎡당 3000만~4000만원이던 상가 매맷값은 철거 이후 1~2년 새 6000만~7000만원으로 뛰었다. 상가 임대료도 3.3㎡당 7만원 선으로 상승했다.
홍제고가도로 인근의 유진상가 주변도 고가로 인한 그늘이 사라지면서 주변 경관이 밝아졌고 유동인구도 늘어났다. 홍제역 인근 홍제공인 임성주 대표는 “고가 철거 이후 상권 환경이 개선되면서 상가 권리금과 임대료가 모두 올랐다”며 “상가 권리금은 평균 2000만원, 월세는 50만원 정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임대료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실제로 약수역 사거리 인근 H빌딩 1층 전용 264㎡ 매장은 지난해 8월까지 월 임대료가 1500만원이었지만, 이달 현재 두 배인 3000만원 선에 임대 중이다. 인근 Y공인 관계자는 “빌딩 매입이나 임대 문의가 일년 전에 비해 2~3배 가까이 늘었다”며 “건물주들이 임대료나 매매가를 계속 올리고 있어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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