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불지핀 `대형주` 공매도 허용…"개인 참여로 균형 맞춰야"

코스피 공매도 대형주 95%…외국인이 주도
셀트리온 등 개인투자자 쏠린 대형주 우려
금융당국 'K-대주시스템' 구축 속도낼 듯
  • 등록 2021-02-01 오전 12:10:00

    수정 2021-02-01 오전 12:10:00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금융당국이 당초 오는 3월을 목표로 했던 공매도 재개 여부가 안갯속이다. ‘공매도 영구 금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엔 20만명이 넘게 동의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금융시장이 공매도를 재개 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화됐다고 진단했다. 이로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주를 제외하고 공매도를 재개했던 것처럼 변동성에 취약한 시가총액 소형주는 공매도 금지를 3~6개월 추가 연장하고, ‘코스피200’이나 ‘KRX 300’ 등 대형주는 허용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이 과거와 달리 삼성전자(005930) 등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에 개인투자자에게도 공매도 기회를 조기 확대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개인 공매도 활성화를 위한 ‘K-대주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대형주’ 집중된 공매도…주체는 ‘외국인’

31일 한국거래소의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27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시장의 공매도 잔고는 각각 6조 1808억원, 2조 5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형주인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의 공매도 잔고는 각각 5조 8328억원, 1조 5329억원으로 양대 시장 전체 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4.4%, 74.5%에 달했다.

공매도 잔고를 종목별로 살펴보면 코스피에선 셀트리온(068270)이 2조 1464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였고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3263억원), 삼성전자(2852억원), 현대차(005380)(2024억원), LG화학(051910)(1545억원) 등의 순이었다. 또 코스닥에선 에이치엘비(028300)가 313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2291억원으로 2위, 케이엠더블유(032500)(2177억원), 펄어비스(263750)(1399억원), 신라젠(215600)(78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종목의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씨티그룹, 크레디트 스위스 등 모두 외국계 투자은행으로 나타났다.

결국 코스피·코스닥 양대 시장 모두 시총 상위 종목들이 공매도 잔고 대부분을 차지했고, 공매도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인 것이다. 삼성전자 소액주주가 200만명에 달하는 등 개인투자자가 대형주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소형주 보호라는 홍콩 방식의 공매도 규제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공매도 영구 금지’ 청와대 국민 청원에 20만명 넘게 동의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도 역부족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주는 공매도를 항상 달고 다니고 잔고도 많지만 허용한다고 해서 지수나 시장 전체에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은 셀트리온은 추가적으로 공매도가 더 늘어날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셀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대형주 공매도 허용…‘기울어진 운동장’ 손볼 기회

전문가들은 오는 3월 이후 대형주에 대한 공매를 허용할 경우 공매도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일본 방식을 본뜬 K-대주시스템을 공매도가 허용될 대형주부터 적용해 개인투자자도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증권금융은 지난달 2일 K-대주시스템을 정착시켜 개인 공매도에 활용 가능한 대여 주식 규모를 현재 20배 가량인 1조 4000억원 규모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시스템은 중앙집중방식으로 실시간 차입 가능한 주식 물량을 관리하고, 개인투자자가 손쉽게 빌릴 수 있는 방식이다.

당초 금융위는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컸던 사모펀드 사태를 거울삼아, 개인의 공매도 참여도 전문투자자부터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제도 개선을 주문하면서, 시스템 구축 일정을 앞당기는 쪽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대주 참여 증권사도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 SK증권 등 5곳에서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사를 포함해 추가로 더 늘릴 계획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부터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투자가 늘고 심지어 ‘곱버스’까지 돈이 몰리는 것은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수요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공매도 금지기간이 끝난 이후 대형주 공매도를 허용한다면 개인투자자에게도 그 기회를 확대해 상승·하락장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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