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아공) 긍정의 리더십, WC 16강을 이끌다

남아공월드컵 한국축구 결산 #2
  • 등록 2010-06-27 오전 8:28:36

    수정 2010-06-27 오전 11:34:37

▲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남아공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이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목표로 삼은 16강 진출에 성공한 원동력으로는 해외파의 증가, 신-구 조화, 치밀한 준비 과정, 전폭적인 지원과 격려, 원활한 의사소통 등 여러가지가 꼽힌다.

그 모든 요소들을 하나로 묶은 건 다름 아닌 사령탑 허정무 감독이 시도한 긍정의 리더십이다.

지난 2007년 12월 허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취임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일반 팬들 뿐만 아니라 축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세계무대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검증받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해외파 명장을 '모셔오려던' 대한축구협회가 협상의 여의치 않자 '대타' 느낌으로 허 감독을 내정한 것 또한 부정적인 시각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단초를 제공했다.

취임 직후 언론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인 지도자도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사실에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은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허 감독은, 그러나 축구계 안팎의 '흔들기'가 끈질기게 거듭되는 가운데서도 동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차분이 자신이 걸어야 할 길을 갔다.

허정무 감독의 행보는 여러 면에서 역대 국내파 지도자들의 그것과는 달랐다. 수직적 구조로 여겨지던 코칭스태프와 선수의 관계를 수평적 구조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선수단 내부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강조했다. 베테랑과 신예의 중간다리 역할을 맡고 있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주장으로 임명한 것 또한 '선수들 간 대화의 질과 양'을 늘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 과정에서 긍정의 리더십을 선보여 선수단 내부적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고자 하는 허 감독의 사고방식은 조별리그 3차전 상대인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가장 돋보였다.

앞서 치른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1-4로 대패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도 허 감독은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기다리며 선수들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줬다. 그리고 '파부침주(破釜沈舟: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타고온 배를 가라앉히는 각오로 전투에 임한다는 뜻)'라는 고사성어를 통해 선수들의 분발을 우회적으로 독려했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1-2로 분패한 직후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눈시울이 붉어진 허 감독의 표정에서도 권위의식 같은 것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선수들의 반응 또한 비슷하다. 믹스트존 인터뷰에 응한 이영표(알 힐랄)는 "유쾌하게 축구하자는 말은 외국인 지도자들이 주로 강조하는 내용인데, 이번에 허 감독님에게서 똑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감독에 대한 만족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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