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자취급 비상장주식…거래세·양도세 내는데 기본공제마저 제외

비상장 거래세 상장보다 0.2%p 높아, 양도세도 10~20%
금융세제 개편안, 상장주식 2000만원 공제해 역차별 지적
K-OTC도 비과세 혜택 축소 우려…“모험자본 활성화해야”
  • 등록 2020-07-10 오전 5:00:00

    수정 2020-07-10 오전 5:00: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정부가 상장주식과 달리 비상장주식에 대해 기본공제(2000만원)를 적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증권업계에서 역차별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외에서 거래하는 비상장주식의 경우 상장주식에 비해 더 높은 거래세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공제액이 적어 상대적으로 혜택이 적다는 것이다. 모험자본 공급을 독려하는 정책 기조에도 부합하지 않는 만큼 동일한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코스닥 거래세 2.5만원 낼 때 비상장은 4.5만원


9일 최근 정부가 발표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방향에 따르면 오는 2023년부터 국내 상장주식에 대해 거두는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일정액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에게만 양도소득세를 물렸지만 앞으로는 주식으로 양도차익을 거둘 경우 과세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연간 2000만원까지는 기본 공제해 전체 주식 투자자 중 실제 과세 대상은 5% 정도인 30만여명에 그칠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추산했다.

상장주식에 대한 과세 체계를 정비하는 것과 달리 장외에서 거래하는 비상장주식에 대해서는 뚜렷한 지침이 없는 상태다. 전체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금융투자소득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상장주식 뿐 아니라 비상장주식의 과세 체계에 대해서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요구다.

현행법에 따르면 현재 비상장주식은 양도차익을 거둘 경우 무조건 세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소액주주를 기준으로 했을 때 중소기업은 10%, 중견·대기업은 20%의 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증권거래세율의 경우 상장주식에 비해 비상장주식이 월등히 높다. 장내 거래하는 상장주식의 증권거래세율은 0.25%(코스피·코스닥)지만 장외거래 비상장주식은 0.45%로 0.20%포인트나 높다. 상장주식 1000만원어치를 팔면 거래세는2만5000원을 내지만 비상장주식은 4만5000을 내야 한다.

상장주식보다 비싼 거래세를 내는 상황에서 기본 공제도 적용하지 않는다면 비상장주식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안에 따르면 비상장주식의 경우 해외주식·채권·파생상품 소득과 하나로 묶어 250만원을 공제키로 했다. 상장주식에 비해 공제 혜택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특히 펀드의 경우 기본공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역차별 논란이 일자 정부가 최종안에 공제 여부를 검토하기로 한 상황이다. 비상장주식 또한 펀드처럼 기본공제 혜택을 넓혀 시장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 상장주식과 기준 비슷한데, K-OTC 침체 우려


금융투자업계가 구축한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인 K-OTC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K-OTC는 장외에서 거래하던 위주 비상장주식을 검증 받은 플랫폼을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구축한 플랫폼으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고 있다.

기존 장외거래 플랫폼들이 체계적인 시스템 부재로 안전성 우려가 컸다면 K-OTC는 금투협이 지정한 업체들을 플랫폼에 등록하고 일부 공시 의무를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주식이 상장하는 기업공개(IPO) 이전에도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회수토록 함으로써 모험자본 투입을 통한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정부 정책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정부도 K-OTC에 대한 정책 지원을 하고 있다. K-OTC의 거래세율은 0.25%로 상장주식과 같은 수준이고 벤처·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하고 있다.

정책 수혜에 힘입어 K-OTC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53억6000만원으로 전년동월(27억원)대비 두배 이상 급증했다. K-OTC 전신인 프리보드가 출범한 2000년 6월(8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세제 개편을 통해 비상장주식으로 분류된 K-OTC에 대한 혜택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정부안을 보면 앞으로 비상장주식과 해외주식 등을 250만원 공제를 적용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되면 기존 비과세 혜택까지 폐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비상장주식과 K-OTC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과세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시장 불확실성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모험자본 활성화 취지를 감안할 때 K-OTC를 비롯한 비상장주식에 대해서도 상장주식제 준하는 공제를 적용해야 시장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K-OTC에 대해 상장주식과 동일선상에서 기준을 적용했지만 (세제 개편안에) 뚜렷한 언급이 없어 현재로선 양도세 공제가 적은 비상장주식 기준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벤처업계 선순환을 추진하는 정책 기조에서 봐도 K-OTC를 상장주식의 범주로 포함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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