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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집값, 나는 중개수수료…"직거래할래요?"

전세난에 비싼 수수료에도 선택지 없어
우회거래 늘어날수록 시장혼란만 가중
직거래해보니, 수수료 5분의 1로 줄어
  • 등록 2020-12-03 오전 5:30:00

    수정 2020-12-03 오전 8:04:09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30대 후반인 A씨는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를 통해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전세 아파트를 7억원에 계약했다. 학군 때문에 이사하려 했지만 매물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집주인이 직접 올린 글을 발견한 덕분이다. 계약은 전세대출을 받기 위해 부동산중개업소에 ‘대서’를 맡겼다. A씨는 최고 560만원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를 100만원에 해결할 수 있었다.

매맷값과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덩달아 불어나고 있다. 수수료 부담을 느낀 개인들은 직거래 방식으로 선회하며 인터넷 거래 플랫폼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직거래 매물 1년새 1.5배 ↑

30일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이하 피터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직거래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직거래 매물수와 직거래 매물을 등록한 회원 수는 올해 9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에 늘었다. 누적 조회수도같은 기간 대비 1.65배로 불어났다.

부동산 직거래가 늘어나는 이유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현행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계약 종류와 거래 금액에 따라 각각 다른 중개 보수 요율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 아파트 전셋값과 매맷값이 크게 뛰면서 수수료 역시 증가했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임대차 계약의 경우 1억원 이상~3억원 미만 거래는 거래금액의 최대 0.3%를, 3억원 이상~6억원 미만은 0.4%를, 6억원 이상은 0.8%를 적용하고 있다. 매매 계약의 경우 2억원 이상~6억원 미만 거래는 0.4%, 6억원 이상~9억원 미만은 0.5%, 9억원 이상은 0.9% 내에서 결정된다.

보증금 6억원 짜리 전셋집을 거래할 때는 480만원, 10억원 짜리 아파트 매매 계약시에는 중개수수료가 최대 900만원이 된다.

최근 직거래로 전셋집을 구한 A씨도 처음 중개사무소에 의뢰했을 때는 7억원짜리 전셋집에 대한 수수료로 560만원(법정수수료 요율 0.8%)까지 내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조건에 맞는 집 2곳을 보여주고 매칭을 해준 것 치고는 과도한 금액이라는 생각에 직거래를 알아보게 됐다.

A씨는 우선 직거래 정보가 많은 커뮤니티를 찾아 들어가 매물 검색부터 했다. 양천구 지역을 중심으로 게시물을 매일 확인하던 중 집주인과 직거래 글을 발견, 전화를 통해 조건을 다시 한번 확인한 뒤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직거래의 경우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만 조율하면 된다. 하지만 A씨는 은행전세대출을 받아야 했고, 집주인이 평소 잘 알고 지내는 공인중개사를 통해 대서를 진행했다. A씨는 대서 비용으로 100만원의 보수를 지급하고 은행 대출을 거쳐 계약을 마무리했다.

부동산 거래시 중개사의 개입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고 매매를 하는 경우는 이전등기를 맡기는 법무사에게 계약서작성, 실거래신고 등 관련업무를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법무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등기도 가능하다.

전세계약은 동사무소에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만 받으면 돼 법무사나 공인중개사 없이 본인이 직접 동사무소 방문하면 된다. 다만 은행 대출시 개인간 거래에 대해선 대출이 불가해 부동산직인이 필요하다.

11월 전세거래 전년比64.5% 감소...매물품귀에 선택지 줄어

부동산 직거래가 증가한 것은 비싼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매물 품귀현상도 한 몫하고 있다. 임대차보호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시행 등 여파로 전세 품귀가 심화하자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비교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확정일자가 신고된 11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는 4243건이다. 지난 10월 대비 42.3% 줄었고, 작년 11월(1만 1964건) 보다 64.5% 떨어졌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 나온 매물이 줄어든만큼 선택지도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다만 직거래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사기 등의 위험에 노출돼 시장 혼돈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진다. 매물 권리관계 등을 철저히 확인해도 보증금을 떼이거나 기획부동산 등에 사기 당하는 사고는 여전히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중개업계와의 합의를 통한 수수료 인하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인중개사 제도 내에서 안전하게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수수료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정해야 한다”며 “제도를 놔두고 우회적인 방법이 이어질수록 시장에 혼란이 가중 될 수 있어 전체적인 파이(몫)를 키우기 위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팀장은 “규격화된 아파트나 빌라의 경우 시세가 형성돼 있어 위험부담이 덜하다”며 “비표준화된 토지나 건물 같은 경우엔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수 있어 사고를 대비한 법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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