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역은 잠실새내역"…안내판은 여전히 신천역

지하철 2호선 신천역→잠실새내역 변경 1개월
'신촌역과 헷갈린다' 민원에 역명 변경 결정
역명 변경 따른 안내 표지판 변경 '지지부진'
집값상승 노린 지역 이기주의라는 지적도
  • 등록 2017-01-17 오전 6:30:00

    수정 2017-01-17 오전 6:30:00

지난달 신천역이 잠실새내역으로 바뀌었지만 표지판 변경이 늦어지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11일 서울 지하철 잠실새내역 일대.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며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주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 8개 출구의 안내판이 기존 ‘신천역’(新川驛)에서 새 이름인 ‘잠실새내역’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지하철 안내판 옆 교통 표지판은 옛 이름 그대로였다. 교통 표지판은 언제쯤 바뀌냐는 질문에 “소관이 아니다”며 “신천역으로 적힌 이정표가 많아 완전히 바뀌는 데 시간이 꽤 걸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신천역→잠실새내역 변경 한 달…곳곳에 허점 ‘3월은 돼야 마무리’

지난해 12월 15일 서울시가 역명 변경을 확정 고시한 뒤 한 달 가량 흘렀지만 주변 안내·표지판에 옛 이름과 새 이름이 뒤섞여 시민들의 혼란만 커지고 있다. 주변 교통 표지판과 버스 정류장 등 교체 작업이 모두 마무리 되려면 두 달 가량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지명위원회가 역명을 바꾸기로 한 것은 지난 2015년 10월. 수년 전부터 같은 2호선에 있는 신촌역과 발음이 비슷해 헷갈리는데다 행정구역상 잠실동에 있어 역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송파구민의 민원이 잇달았다.

‘잠실’을 붙인 이름으로 옷을 바꿨지만 지하철 역사 안내 표지판은 서울메트로가, 주변 지역 교통 안내 표지판은 송파구가 맡으면서 변경 작업이 제각각 진행 중이다. 송파구청에 따르면 이 지역 인근 신천역이 들어간 교통 표지판은 40여개. 버스 노선도와 버스 내부에 붙은 안내도까지 포함하면 변경 대상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연말에 지하철역 이름이 변경되면서 교통 표지판 변경 업무를 담당할 기업체 선정을 아직 하지 못했다”며 “이달 중 업체 선정을 마무리하고 늦어도 3월까지 교통 표지판 변경 업무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실 지역을 다니는 시내 버스에 잠실새내역 대신 여전히 옛 이름인 신천역이 적혀 있다. (사진=김성훈 기자)
“이게 다 아파트값 때문?…주민들 잠실 꼭 넣자 ‘한 목소리’

1980년 개통 이후 37년간 사용해 온 이름을 바꾼 것을 두고 지역 이기주의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0년대 중후반 이 일대 총 1만 7000여 가구 규모의 재건축 이후 재래시장과 ‘먹자 골목’을 떠올리게 하는 신천역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 특성상 아파트값을 의식한 주민들이 지하철역 이름 변경을 부채질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실제 잠실새내역 외에 거론된 새 역명 후보군은 ‘잠실타운’ ‘신잠실역’ 등으로 ‘잠실’이 빠지지 않는다. 잠실동의 G공인 관계자는 “역 이름에 잠실이 포함되느냐에 따라 향후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최근 주택시장의 열기가 주춤해 진 상황에서 잠실새내역으로 바뀐 것을 두고 주민 대부분이 반기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강모(60·여)씨는 “신촌과 신천이 헷갈려 이름을 바꿨다는데 ‘잠실’ ‘잠실나루’ ‘잠실새내’가 더 헷갈리는 것 아니냐”며 “굳이 잠실이라는 이름을 고집한 것은 지역 이기주의로 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대한 변경 작업을 서두를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상황에서 역명 변경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송파구와 서울메트로의 업무 공조를 통해 변경 작업을 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11월 진행된 신천역 역명개정 설문조사 결과 (자료=송파구청)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채수빈 '물 오른 미모'
  • 칸의 여신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