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갑시다"…93세 부인과 '동반 안락사'한 네덜란드 전 총리

70년 해로 93세 동갑내기 부부, 손잡고 함께 사망
네덜란드, 안락사 세계 첫 합법화…총 8720명 선택
  • 등록 2024-02-12 오전 10:24:35

    수정 2024-02-12 오전 10:49:15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드리스 판 아흐트 전 네덜란드 총리 부부가 동반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네덜란드 전 총리가 93세 동갑내기 아내와 안락사로 함께 세상을 떠났다. (사진=권리포럼 홈페이지 캡처)
지난 10일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판 아흐트 전 총리와 부인 외제니 여사는 지난 5일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해당 소식은 판 아흐트 전 총리가 생전 설립한 ‘권리포럼’ 연구소의 발표로 전해졌으며, 두 사람은 함께 손을 잡고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은 두 사람이 학생 시절 만난 곳인 네덜란드 동부 네이메헌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헤라르 존크먼 권리포럼 연구소장은 네덜란드 공영 방송 NOS를 통해 “판 아흐트 부부가 매우 아팠으며 서로 혼자서는 떠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판 아흐트 총리는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그는 70여 년간 함께 하며 ‘내 여인’이라 부르던 아내와 함께 임종을 맞이했다.

변호사 출신인 판 아흐트 전 총리는 기독민주당(CDU) 소속으로 1970년대 초반 정계에 입문해 법무장관을 역임하고 1977~1982년 총리직을 수행했다.

한편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치료의 가망이 없는 환자들을 위해 시행된 안락사는 견딜 수 없는 고통, 죽음에 대한 오랜 희망 등 6가지의 조건이 해당해야 가능하다.

네덜란드에서는 처음 동반 안락사 사례가 보고된 2020년 26명(13쌍)이 동반자와 함께 생을 마감했으며 이듬해에는 32명(16쌍), 2022년에는 58명(29쌍)이 동반 안락사를 택했다. 2022년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택한 사람은 총 8720명이다.

네덜란드 안락사 전문센터의 엘케 스바르트 대변인은 “동반 안락사 요청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드물다”며 “두 사람이 동시에 치료에 대한 가망 없이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 함께 안락사를 원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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